중국의 경제성장률이 오는 2020년 이후에는 평균 3%대로 떨어질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나왔다. 지난 30년간 사상 유례없는 고성장을 누려온 중국 경제가 만성적인 저성장의 '뉴 노멀(new normal)' 시대의 문턱으로 들어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의 민간 경제조사기관인 컨퍼런스보드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2020~2025년 중국의 연평균 경제성장률이 3.9%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내년 이후 2019년까지의 중기 성장률 전망치로는 평균 5.5%를 제시했다. 보고서는 "중국은 길고 더딘 경제성장세 하락 과정에 놓였다"며 "투자가 견인하는 확장에서 시장점유율을 차지하려는 싸움으로 경쟁의 게임이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특히 중국의 생산성이 곤두박질치고 지도부가 경제개혁을 위한 과감한 조치를 강행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컨퍼런스보드는 정부의 역할을 줄이고 신용대출 부문에서 시장에 힘을 실어주면 성장률 하락세가 완화될 수는 있겠지만 그로 인한 단기적 성장률 급락을 정부가 감당할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라고 덧붙였다.
컨퍼런스보드의 이 같은 전망은 다른 기관들과 비교해 다소 비관적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015~2019년 중국 성장률이 연평균 6.6%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세계은행은 2016~2020년에 7.0%를 유지하다가 2021~2025년에서야 5.9%로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지난 2011년까지 30년간 연평균 10.2%의 거침없는 성장을 가능케 한 중국의 성장엔진이 빠르게 식기 시작했다는 데는 중국 내부에서조차 이견이 없다. 중국 최대 국책연구기관인 사회과학원은 중국의 잠재성장률이 2020년까지 5%대로 떨어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리양 사회과학원 부원장은 17일 열린 '2014년 금융창의·경제전환 학술포럼'에서 "중국의 잠재성장률이 2011~2015년 7.8~8.7%에서 2016~2020년에는 5.7~6.6%로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컨퍼런스보드의 중국 담당인 데이비드 호프먼은 "중국의 성장은 가속도가 붙은 만큼 빠른 감속의 잠재성을 내포하고 있었다"며 "이제 그 변환의 징조가 우리 눈앞에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