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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경제소사/6월3일] '금융마법사' 샤흐트


두자릿수 경제성장, 국민소득 배증. 1932년부터 1938년까지 독일의 경제성적표다. 히틀러가 누린 절대권력의 근간이기도 했던 ‘독일 경제기적’의 주역은 호레이스 그릴리 ?마르 샤흐트(Horace Greely Hjalmar Schacht). 영국과 미국의 거대자본을 끌어 모아 독일의 중흥을 이끈 인물이다. 명저로 꼽히는 ‘화폐의 마법’이라는 책자의 저자답게 ‘금융마법사’로도 불린 샤흐트의 독일인답지 않은 이름에는 부친의 개혁적 성향이 담겨 있다. 뉴욕 트리뷴지 발행인으로 칼 마르크스를 유럽 통신원으로 삼았던 호레이스 그릴리에서 이름을 따왔다. 의대에 입학한 후 철학과 정치학을 오갔던 그는 22세에 경제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1차대전 중 독일이 점령한 벨기에 중앙은행에서 일했던 그가 주목 받기 시작한 것은 1923년. 금융통화위원, 제국은행 총재로 일하며 토지와 산업시설을 담보로 새 지폐를 발행해 초인플레이션을 잡았다. 국제채권을 발행해 미국과 영국에서 자금을 조달, 독일의 전쟁채무를 갚으며 국제금융 인맥도 다졌다. 히틀러가 자금난에서 벗어난 것도 샤흐트가 소개한 기업인과의 만남 이후부터다. 나치정권이 탄생한 직후인 1934년부터는 제국은행 총재 재임은 물론 경제장관직까지 겸임하며 1938년까지 경제성장과 재군비를 주도했다. 나치의 군사적 모험주의에 반대해 1939년 쫓겨난 뒤 히틀러 암살미수 사건에 관련돼 강제수용소에서 수감 중 종전을 맞은 그는 1946년 뉘른베르크 군사재판에서 전범으로 기소됐으나 무죄로 풀려났다. 미군이 독일 전범을 대상으로 실시한 지능검사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얻었다는 그는 1970년 6월3일, 93세라는 천수를 누리고 죽었다. 경제권력의 정점에서 나치에게 영혼을 팔았다면 그의 이름은 악명으로 남았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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