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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 앞에서 등돌린 부녀

佛 극우 국민전선 르펜 대표, 출마 선언한 아버지와 결별

대선출마 걸림돌될까 선그어

프랑스 극우정당 국민전선(FN)의 마린 르펜 당대표가 창당인이자 아버지인 장마리 르펜과 사실상 결별을 선언했다.

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르펜 당대표는 성명에서 "아버지가 12월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데 반대한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어서 그는 "아버지가 FN을 인질로 잡는 것을 내버려둘 수 없다"며 르펜 명예대표의 정치적 결정을 직설적으로 비판했다. FT는 지난 3월 지방선거에서 선전한 뒤 오는 2017년 대선의 유력주자로 떠오른 르펜 대표가 자신의 미래에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큰 아버지를 멀리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부녀 간 갈등은 르펜 명예대표의 충격적인 발언에서 촉발됐다. 최근 르펜 명예대표는 1987년 "나치 독일이 유대인을 학살한 가스실은 제2차 세계대전의 소소한 일 가운데 하나일 뿐"이라고 언급했던 것에 대해 "나의 발언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에 대해 르펜 명예대표가 가장 믿음직한 우군으로 여겼던 딸이 "나는 형식과 실질 모든 측면에서 아버지와 의견을 달리한다"며 뒤통수를 쳤다. 르펜 명예대표는 분노했고 갑자기 지방선거에 출마하겠다고 나섰다.



FT는 1972년 FN을 만든 르펜 명예대표가 43년 만에 자신의 정치적 고향을 떠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FN은 17일부터 지방선거 후보 선출회의를 시작하는데 딸인 르펜 당대표는 아버지의 출마와 상관없이 다른 후보를 같은 지역구에 출마시킬 계획이다.

르펜 당대표는 아버지를 쫓아내도 잃을 것이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분석된다. 2011년 아버지에게서 당을 승계한 그는 르펜 명예대표의 반유대적 발언처럼 당의 과격한 모습을 불식시키고 유권자에게 친근한 모습으로 다가가 성공을 거둬왔다. 대신 반 유럽연합(EU), 반 이민 등을 핵심 기치로 내세우며 지난해 5월 유럽의회 선거에서 프랑스 제1당에 오르는가 하면 3월 프랑스 지방선거에서도 소속 당의 도의원 수를 기존 1명에서 62명으로 크게 늘리는 등 정치적 기반을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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