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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카와가 보여준 '스타의 조건'

화려한 샷, 영리한 플레이, 겸손한 태도에 팬들 매료


10일 현대캐피탈인비테이셔널 한일골프대항전이 열린 제주 해비치CC에는 족히 200명은 돼 보이는 일본인 갤러리가 이시카와 료(19)를 따라다니며 경기를 관람했다. 원정 응원단은 어린이부터 60대 할머니까지 남녀노소가 섞여 있었다. 이시카와의 애칭인 ‘료 쿤(君)’을 응원하는 문구가 새겨진 부채, 그의 사진이 들어 있는 열쇠고리 등이 열성 팬임을 한눈에 알아보게 했다. 일본에서는 대회 때마다 5,000~1만명이 그를 따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의 골프스타 이시카와는 이번 대회에서 왜 ‘슈퍼스타’인지 보여주고 있다. 우선 화려한 경기는 가장 큰 매력이다. 174cm의 키에 호리호리한 체격이지만 이번 시즌 드라이버 샷 평균 298야드를 기록중이다. 이날 소노다 ??스케와 짝을 이뤄 마지막 5번째 매치에 나선 그는 14번째 홀(파5)에서 세번째 샷을 핀 60cm에 딱 붙이는 등 여러 차례 멋진 샷으로 갈채를 받았다. 영리한 플레이도 돋보였다. 이날 마지막 홀(파4)에서 동료인 소노다가 친 드라이버 샷이 왼쪽 아웃오브바운드(OB) 말뚝 근처에 떨어졌다. 이날 경기 방식은 하나의 볼을 번갈아 가며 치는 포섬. 볼이 덤불 쪽에 멈춰 제대로 치기 힘든 상황이었다. 잠시 생각에 잠겼던 이시카와는 경기위원을 부르더니 멀리 카메라 타워가 방해가 된다고 어필해 무벌타 드롭 판정을 받아냈다. 골프규칙은 코스 내의 인공 구조물이 볼이 날아가는 선에 걸릴 경우 벌타 없이 구제받을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거리가 멀고 홀 방향을 가로막고 있는 것도 아니었지만 룰을 적극적으로 유리하게 활용한 대목이었다. 이시카와는 드롭을 한 뒤 두번째 샷을 그린에 올렸고 소노다가 퍼트를 성공시키면서 타수를 잃을 뻔 했던 위기는 버디로 돌변했다. 겸손한 태도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전날 비로 인해 대회의 파행운영이 불가피해진 상황에서도 “코스 관리와 정비를 위해 애쓴 관계자들의 수고를 안다. 그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경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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