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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4월 22일] '韓·日 신시대' 일본의 자세에 달렸다

이명박 대통령과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일본 총리의 정상회담은 미국처럼 뒤틀려 있던 양국관계를 정상화시켰다는 점에 큰 의의가 있다. 한국 대통령의 일본방문이 지난 2004년 12월 이후 3년4개월 만이라는 사실에서 그동안 소원했던 양국관계를 살필 수 있다. 일본은 정말 ‘가깝고도 먼 나라’였다. 앞으로 양국이 경제협력 등의 파트너로서 새로운 한일시대를 열 수 있을지는 일본의 진솔한 자세에 달려 있다. 이번 정상회담은 역사 문제가 제기되지 않은 점이 특징이다. 과거 역사를 무시하자는 것이 아니다. 마음에 없는 말뿐인 사과라면 차라리 받지 않고 미래지향적인 실용적 관계로 발전시키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일본은 과거처럼 말장난으로 사과를 대신하는 것 같은 진솔함이 결여된 자세로는 양국관계가 회복됐다고 해도 진정한 파트너 관계로 발전하는 데 한계가 있음을 알아야 한다. 셔틀외교를 재개해 양국 정상이 자주 만나는 데 반대할 이유는 없다. 그러나 정말 ‘가까운 나라’가 되려면 일본이 인근 국가들에는 물론 국제사회에서도 제2경제대국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해야 한다. 한일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중단된 것은 이 같은 일본의 자세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에 FTA 교섭 재개 등을 위한 실무접촉을 오는 6월에 갖기로 합의했지만 일본의 자세가 변하지 않는 한 큰 기대를 하기 어렵다. 대일 무역역조와 재일동포 지방참정권 부여 문제도 마찬가지다. 무역적자가 300억달러에 이르지만 일본 기업은 부품ㆍ소재의 기술이전 등 협력을 주저하고 일제통치의 피해자인 재일동포에게 세금은 꼬박꼬박 받아가면서도 참정권 부여를 꺼리고 있다. 정상회담 때마다 말로는 금방 해줄 듯하다가도 실천단계에 이르면 흐지부지됐다. 그동안 일본인 납치나 북한핵 문제 등에 대한 양국 간 협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은 이런 일들과 복합적으로 관련돼 있다. 양국의 긴밀한 협조는 동북아 평화 및 경제발전을 위해서도 빼놓을 수 없다. 일본은 이번에 합의한 한국에 대한 부품ㆍ소재 전용공단 설립 등 경제협력 사항을 성실히 이행함으로써 이번 정상회담이 한일 신시대를 여는 이정표가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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