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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진의 할리우드통신] 할리우드에서 축구는 '남의 얘기'

축구는 전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스포츠이지만 유독 미국에서는 남의 동네 경기로 취급받는다. 얼마 전 영화 '트와일라잇' 시리즈의 주연배우 로버트 패틴슨 인터뷰 때도 월드컵과 관련된 얘기가 나왔다. 패틴슨은 "물론 지금 미국팀은 선전을 하고 있지만 미국 같은 부자 나라에 뛰어난 축구팀이 없다는 것은 도저히 이해가 안 간다"고 말했다. 그러니 온갖 종류의 스포츠영화를 만드는 할리우드가 축구영화는 배척하고 있는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 유명한 권투영화로는 '록키' 시리즈, 야구영화로는 '꿈의 구장(1989)', 미식축구영화로는 '롱기스트 야드(2005)', 심지어 당구영화 '허슬러(1961)'까지 있다. 하지만 축구영화 이름 대기란 그리 쉽지가 않다. 언뜻 생각나는 것이 존 휴스턴이 감독하고 실베스터 스탤론이 골키퍼로 나온 '빅토리'(1981)다. 독일의 연합군 포로수용소에 수감된 축구선수 출신의 포로들과 독일 대표팀 간의 '축구전쟁'을 그린 이 작품에는 펠레와 영국의 바비 무어 등 실제 스타 축구선수들이 나온다. 이 외에 한국인들이라면 감동받을만한 축구 영화가 한 편 있긴 하다. 영화 '천리마 축구단'(사진)이 그것이다. 지난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에서 북한의 '천리마' 축구팀이 이탈리아를 1대0으로 승리한 내용을 담은 영화다. 전문가들은 축구가 할리우드 서자 취급을 받고 있는 이유를 우선 축구가 미국의 토착경기가 아니라는 데서 찾고 있다. 또 축구는 쉽게 영상화 할 수 없는 순간 스포츠인데다 득점이 적은 것도 달갑지 않은 요인이다. 여기에 미식축구와 야구, 농구 등은 전략을 짜기 위해 쉬는 시간이 많은 반면 축구는 90분을 거의 쉬지 않고 진행하기 때문에 배우들이 진짜 선수가 하는 것처럼 눈속임을 하기가 어렵다는 점도 이유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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