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북한은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발언이 공개된 데 대해 강하게 반발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북측이 ‘최고 존엄’으로 받들고 있는 김정일 위원장의 비공개 회담 석상 발언 공개만으로 존엄성이 훼손당했다고 생각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새누리당이 공개한 회의록 내용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우리가 주장하는 군사경계선, 남측이 주장하는 북방한계선. 이것 사이에 있는 수역을 공동어로구역, 아니면 평화수역으로 설정하면 어떻겠는가”라고 발언했다. 회의록에 따르면 김 위원장이 남북간 긴장완화를 위해 먼저 손을 내민 모양새가 연출됐기 때문에 북한이 충분히 반발할 수 있는 부분이다.
향후 남북 대화 재개가 더욱 힘들어졌다는 관측도 나온다. 남북 정상간 비공개 대화도 정치적 문제로 언제든 공개될 수 있다는 부담 때문이다. 북한은 그동안 남북 당국간 회담 내용의 일부를 멋대로 공개한 적이 있지만 정상 간의 비공개 대화를 공개한 적은 없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 남북관계에서 엄청난 파장이 일 수 있고 박근혜 정부의 남북관계 방안에도 상당한 후퇴를 가져올 가능성이 있다"며 “무엇보다 북한의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이번 회의록 공개가 타 국가와의 정상외교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남북관계의 특수성을 감안하더라도 정상간의 비공개 대화록은 수십년의 기간을 두고 공개해온 국제 외교 관례에 어긋나, 문제소지가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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