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서민 주거안정과 주택시장을 정상화하겠다며 야심 차게 내놓은 4ㆍ1 부동산 대책의 세부 내용이 자고 나면 뒤바뀌면서 시장의 불만이 폭발 일보직전이다. 1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가 신규ㆍ미분양을 포함한 양도세 감면 기준을 당초 정부안인 9억원에서 '6억원 이하 또는 전용면적 85㎡'로 축소하자 부동산 업계의 불만이 빗발치고 있는 것. 정부의 발표만 믿고 6억~9억원 사이 미분양 주택을 대상으로 가계약에 나섰던 매수자들은 발길을 돌려 버렸다. 수도권 외곽에 공급한 중대형 미분양이 안 팔려 유동성이 급격하게 악화됐던 건설사들도 이번 대책을 통해 분위기 반전을 내심 기대했지만 이는 허망한 바람이 돼 버렸다.
기자는 기준이 확정되기 불과 이틀 전에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로부터 "9억원 이하 신규ㆍ미분양 주택은 양도세 면제를 받을 수 있다는 기존 대책에서 달라진 것이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 불과 하룻밤 새 천재지변이라도 일어난 것인지 정치권은 '부자감세'를 운운하며 감면 기준의 후퇴를 예고하더니 바로 다음날 기준을 확정해버렸다.
정부와 정치권이 오락가락하는 것은 양도세 기준만이 아니다. 여야정은 생애 최초 주택구입시 취득세를 면제받는 부부합산 연소득 기준을 당초 6,000만원에서 7,000만원으로 상향조정했다. 하지만 현행 부부합산 연소득 기준이 6,000만원이 넘는 생애 최초 주택구입자는 주택기금을 통한 저리대출 지원을 받을 수 없어 애매모호한 기준에 대한 성토가 이어지고 있다. 양도세와 취득세 감면 시행일도 국회 상임위에 따라 달라 혼선을 빚고 있다. 기재위는 양도세 감면 시행일을 상임위 통과일로 정했지만 안전행정위는 취득세 면제시점을 대책 발표일인 1일부터 소급 적용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세련된 양복이어야 할 부동산 대책이 이리저리 재단돼 누더기로 변하는걸 지켜보며 시장 정상화의 길은 또다시 멀어져 가는 게 아니냐는 걱정을 지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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