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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들이 연말 들뜬 분위기를 타고 연극으로 몰려들고 있다. 특히 높은 인지도를 자랑하는 중년 배우들이 출연하는 연극들이 잇따르면서 중년층 관객 몰이에 나서고 있다. 조재현 출연의 '그와 그녀의 목요일', 정보석 출연의 '햄릿', 강신일 출연의 '레드'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작품은 40대 이상 관객의 티켓 예매율(5일 인터파크 집계 기준)이 최고 40% 수준에 달한다.통상 티켓 예매 상위권 연극의 20~30대 예매율이 70%를 넘고 40대이상 중장년이 10%에 못미치는 점을 감안하면 중년파워가 실감이 난다.
우선 지난 달 29일 대학로 문화공간 필링1관에서 막을 올린 '그와 그녀의 목요일'이 이목을 끈다. 최근 TV 드라마 '스캔들'에서 가슴 절절한 부성애를 연기한 조재현을 필두로, 영화와 드라마에서 코믹한 감초 역할로 존재감을 각인시킨 배우 정은표, 유쾌하면서도 재치 있는 연기로 고정 팬을 확보하고 있는 배우 박철민 등이 출연한다. 이 작품은 지난해 11월 초연 무대에서 객석 점유율 99%, 누적 관객수 3만명을 기록하며 화제를 불러 모았다. 5일 현재 티켓 예매가 40대 30.0%, 50대 이상이 12.4%로 중장년층 사이에서 인기다.
오는 29일까지 명동예술극장 무대에 오르는 '햄릿'은 '정보석의 햄릿'으로 알려질 정도로 배우 정보석의 인지도가 탄탄한 작품이다. 고전 중의 고전에 중년 배우를 대표하는 정보석이 출연한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연말 대표적인 기대작으로 꼽히고 있다. 인터파크가 실시한 '연말 뮤지컬·연극 최대 기대작' 설문조사에서 연극 부문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밖에도 남명렬, 서주희, 김학철, 정재진 등 내로라하는 연극 배우들이 한 무대에 올라 더욱 주목을 끌고 있다. '햄릿' 역시 예매율이 40대 19.0%, 50대 이상 6.5% 등 중년층 관객 사이에서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예술의전당 무대에도 쟁쟁한 중년 배우가 오른다. 스크린, 브라운관, 무대를 넘나들며 존재감을 과시해온 강신일 배우가 연극 '레드'로 돌아오는 것. '레드'는 21일~내년 1월 26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관객들을 만난다. '레드'는 작가 존 로건이 미국 표현주의 화가 마크 로스코(1903~1970)를 소재로 새롭게 창조한 작품. 다양한 붉은 색의 향연으로 추상표현주의 시대의 절정을 보여준 러시아 출신 미국 화가 마크 로스코와 가상인물인 그의 조수 켄과의 대화로 구성된 2인극이다. 로스코의 예술세계와 '미술'이라는 공통 영역을 놓고 언쟁을 벌인다. 지난 2011년 강신일, 강필석 주연으로 한국 초연 무대를 장식한 '레드'는 연기파 배우들이 속사포처럼 쏟아 놓는 격렬한 대화와 켜켜이 쌓이는 긴장감 넘치는 장면들로 관객들과 평단의 마음을 움직였다. 다소 추상적인 주제로 젊은 층을 중심으로 호응을 얻고 있지만, 40대 13.3%, 50대 이상 3.1%로 중년층의 공감대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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