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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총리 국내투자 확대 촉구에 재계 `시큰둥'
입력2005-03-30 04:52:31
수정
2005.03.30 04:52:31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가 최근 이례적으로 강력하게 독일 기업들을 비판하며 국내 투자 확대를 촉구했으나 재계는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면서 반발하고 있다고 29일 독일 언론이 보도했다.
루트비히 게오르크 브라운 상공회의소(DIHK) 회장은 29일자 일간 빌트에 실린 인터뷰에서 "기업들에 부채를 배분해주는 것과 같은 방식은 더이상 성장과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안된다"고 반박했다.
그는 최근 회원 중소기업들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무엇보다 정치적 약속의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답변이 나왔다"면서 "독일의 경우 세금 외에도 임금비용이 높고 노동시장 유연성이 떨어져 투자를 저해하고 있다"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마르틴 카르네기서 금속산업협회장은 "일자리 창출엔 매우 긴 시간이 필요하며,경제적 기술적 요인들을 거스르는 마법의 주문은 소용이 없다"면서 기업 만이 아닌 모두가 경쟁력 회복에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경제 전문가들과 정치권은 기업들이 수익 개선에도 불구하고 임금이 싼 해외로 사업장을 이전하는 일은 사회적 책임을 등한시하는 것이자 국내 소비위축을 악화시켜 결국 기업에도 손해가 될 것이라며 총리를 거들고 나섰다.
권위있는 경제학자 페터 보핑거는 일간 파이낸셜 타임스 독일판에 "기업들의 투자 축소 배경에 좋지 않은 의도가 있다고 생각해선 안되지만 기업들이 독일 국내 소비 위축에 공동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기업들이 유행처럼 사업장 해외이전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면서 설령 해외이전으로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하더라도 독일 소비자들이 불안감을 느껴 내수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크리스타 자거 녹색당 원내총무는 "독일의 생활수준을 즐기고 이익을 얻으려는기업은 고용 보장을 통해 사회에도 기여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프란츠 뮌터페링사회민주당 당수는 "일부 기업이 오만한 자세로 상황을 회피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앞서 슈뢰더 총리는 지난 28일 경제사회 개혁프로그램인 '아겐다 2010'의 추진상황을 설명하면서 소득세를 대폭 내리고 노동시장 규제를 완화하는 등 기업들이 독일에서 최고의 여건에서 사업할 기반을 만들었으며, 추가 개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슈뢰더 총리는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은 늘 새로운 것을 요구만 하고 공장 해외 이전을 추진한다"면서 독일 기업들은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국내 투자를 늘리라고 촉구했다.
(베를린=연합뉴스) 최병국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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