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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C, 장기간 저유가 인내 준비 중"

"조정 받도록 놔두는게 낫다"… 연말까지 배럴당 40~50弗 전망

"사우디, 경제 타격 불구

미국 셰일업체 고사 때까지 2~3년간 치킨게임" 분석도


석유수출국기구(OPEC) 중동 회원국들이 감산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보고 올해 말까지 국제유가 수준을 배럴당 40~50달러로 예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국제유가 2차 추락으로 시작된 저유가 국면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일각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가 미국 셰일업체가 고사할 때까지 앞으로 2~3년간 석유전쟁 '치킨게임'을 준비 중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30일(현지시간) 로이터는 "걸프만의 핵심 OPEC 회원국들이 시장 점유율 방어와 경쟁국의 생산량 감소를 위해 장기간의 저유가를 인내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OPEC 내 아랍 회원국 대표는 로이터에 "(가격이 하락 중인) 시장이 그대로 조정 받도록 놔두는 게 낫다"며 "국제유가가 올해 말까지 40~50달러를 유지할 것으로 보이며 희망대로 중국 경제가 회복돼야 60달러에 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OPEC 회원국들이 올해 말 유가 전망치를 지난해 12월의 70~80달러보다 절반 가까이 하향 조정한 셈이다.

또 다른 중동 OPEC 회원국 대표도 "국제유가는 바닥으로 내려가는 중이며 골이 깊어야 반등이 빠르고 공급 측면의 반응도 클 것"이라며 "유가가 배럴당 45달러 밑에 머물다가 올 12월 OPEC 회의 전까지 60달러 수준으로 서서히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마디로 완강하게 저항하고 있는 미 셰일업체들이 생산량이 급감하고 공급과잉 상태가 개선될 때까지 저유가를 감수하겠다는 것이다.

미국의 원유 생산량은 올 3월 하루 969만배럴에서 최근 935만배럴로 떨어지는 데 그쳤다. 1년 전에 비해서는 오히려 9% 늘었다. 비(非) 중동 OPEC 회원국 대표는 로이터에 "사우디가 감산 불가 방침을 유지하면서 올해 말 국제유가는 45달러 수준에 머무는 등 저유가 국면이 오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달 들어 이란·베네수엘라·앙골라 등이 저유가 대책을 논의하기 위한 비상 OPEC 회의를 요청했지만 감산은커녕 회의 자체가 열릴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특히 이들 OPEC 대표들의 발언은 사우디가 주도하는 OPEC이 장기전을 준비하는 신호라는 게 로이터의 설명이다. 사우디가 8년 만에 국채를 발행한 게 단적인 사례다. 저유가에 재정적자가 증가하는 등 경제가 타격을 받고 국가 신용등급 전망이 강등되는데도 실탄 마련을 통한 버티기에 들어간 것이다. 메들리글로벌어드바이저스의 야세르 엘귄디 컨설턴트는 "(국제유가와 석유전쟁은) 앞으로 2~3분기가 아니라 2~3년의 적응 기간을 거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OPEC은 가뜩이나 하루 200만배럴 이상의 공급과잉에 시달리는 원유 시장에 물량 폭탄을 퍼붓고 있다.

CNBC에 따르면 사우디의 석유 수출량은 5월 하루 694만배럴에서 6월 737만배럴로 급증했다. 사우디와 이라크의 생산량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더구나 내년 이란 경제제재까지 풀릴 경우 하루 100만배럴 이상의 원유가 더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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