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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지하경제 양성화의 저주 현실화하나

정부가 올해 지하경제 양성화를 통해 2조7,400억원의 세금을 더 걷겠다는 목표를 거의 달성할 모양이다. 지난 7월 말까지만 해도 목표의 86%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지만 97% 이상 달성을 자신하는 분위기다. 한발 더 나가 내년 세입예산안에 지하경제 양성화로 부가가치세·법인세 등 4조6,800억원을 더 걷겠다고 못박았다. 정당한 세수증대는 환영할 만하지만 어려운 여건에서 세정당국이 갈수록 조이니 기업들은 죽을 맛이다. 금융정보분석원(FIU) 정보공유를 통해 추가로 걷겠다는 세금만도 2조3,900억원이나 되니 국민들도 두려움에 떤다.

경제민주화법과 세무조사, 기업인 구속으로 기업활동을 옥죌수록 투자·고용 확대는 멀어진다. 당장 5년 단위 정기 세무조사 대상 법인이 연매출 5,000억원 이상에서 3,000억원 이상으로(680여개→1,100여개) 증가했다. 지하경제 양성화와 금융종합과세 강화를 앞두고 시중에서는 이미 음지로 숨거나 세원노출을 꺼리는 현금거래 수요가 늘고 있다. 민간소비가 지난해보다 늘었는데도 신용카드·현금영수증 사용이 줄고 5만원권 지폐가 품귀현상을 보이고 있다.

지나치게 낙관적인 정부의 세수전망도 문제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지하경제 양성화에 따른 내년 세입증대 효과를 2조6,000억원으로 정부 전망보다 2조원 넘게 낮춰 잡았다. 성장률 전망치도 정부보다 낮게 봤다. 기업과 국민을 쥐어짜는 방식의 지하경제 양성화로 세수를 늘리는 것은 효과도 문제지만 지속 가능성도 떨어진다. 박근혜 정부가 기업과 국민들의 반발을 무릅쓰고 5년 내내 세정강화 드라이브를 걸기도 어렵다. 예상이 어긋나 세수부족에 직면하게 되면 기업을 더욱 죄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 지하경제 양성화의 저주에 빠지지 않으려면 복지공약의 거품을 빼고 세정강화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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