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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훔쳐보기] "선두 후보 잡아라" 새누리 단일화 바람

부산 권철현·박민식, 경북 권오을·박승호 합치나

여론 이끌며 경선 흥행 포석

후보들 경선 비용도 큰 부담


6.4 지방선거가 두 달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새누리당의 광역단체장 후보 간 짝짓기가 속속 진행되고 있다. 야당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던 후보 단일화 바람이 새누리당에까지 전면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우선 경기지사 경선의 경우 남경필 의원에 뒤처져 있던 예비후보 3인(김영선 전 의원, 원유철·정병국 의원, 가나다순)이 중앙당에 '2배수 후보 압축'을 요구함에 따라 5~6일 여론조사를 거쳐 7일 단일화 결과가 발표된다. 세 사람의 단일화는 원 의원의 전격적인 제안에다 김 전 의원의 중재, 정 의원의 화답으로 이뤄졌으나 정 의원은 마지막까지 단일화라는 표현은 거부했다.

지난 4일에는 충북지사 경선에서 서규용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 사퇴하며 윤진식 의원을 밀어주기로 함으로써 후보 단일화가 이뤄졌다. 이기용 전 충북교육감도 앞서 자진사퇴했다. 이에 따라 윤 의원은 새정치민주연합의 이시종 충북도지사에 맞서 조기에 본선 체제를 구축하는 효과를 내게 됐다.

경북지사 경선에서도 김관용 현 지사에 맞서 권오을 전 의원과 박승호 전 포항시장의 단일화 가능성이 있다. 두 사람은 "김 지사의 아들 병역 비리와 석사논문 표절 의혹, 측근 뇌물 비리 등으로 경선이 파행을 빚고 있다"고 주장하며 당 클린공천감시단의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경선 일정 중단을 요구했다.

부산시장 경선의 경우 현재 여론조사에서 다소 앞서는 친박 핵심 서병수 의원에 맞서 40대 후반의 박민식 의원과 친이명박계인 권철현 전 주일대사 간 단일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지역 정가의 분석이다.



미니 단일화도 속속 이뤄지고 있다. 충남지사 경선에서는 이명수ㆍ홍문표 의원과 정진석 전 의원 등이 다투는 상황에서 2010년 충남도지사 선거에 출마했던 박상돈 전 의원과 이번에 예비후보로 나선 전용학 전 의원 등이 정 의원을 지지하고 나섰다.

김기현 새누리당 정책위의장과 강길부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이 경합하는 울산광역시에서는 최근 박맹우 시장이 7·30 보선 출마를 위해 시장직을 사퇴하며 김 정책위의장 지원설이 돌자 경선에서 컷오프됐던 김두겸 전 남구청장이 강 의원 지지를 표명하고 나섰다.

정치권에서는 새누리당의 이 같은 단일화 움직임에 대해 여론의 주목을 끌며 흥행을 거두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선에서 뒤져 있는 후보들은 단일화를 통해 1위 후보를 추월할 수 있고 설령 단일화에서 지더라도 명분을 챙길 수 있다. 실리 측면에서도 광역단체장 경선 후보로 정식 등록하고 끝까지 뛰려면 조직가동과 선거 홍보물 비용 외에도 당의 경선비용까지 전체적으로 수억원대를 후보가 내야 해 조기에 결판을 낼 필요가 있다. 현행 선거법상 여야 후보가 맞붙은 본선에서 15% 이상 득표하면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국비로 후보에게 선거비용을 보전해주지만 경선비용은 오로지 후보가 부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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