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방위훈련은 매월 15일 열리지만 이달은 예외적으로 며칠 늦춰 정전대응 훈련과 함께 진행됐다. 민방위훈련이 생긴 뒤 처음 있는 일로 우리나라 전력 상황이 그만큼 어렵다는 얘기다.
직장인 노효원(30)씨는 "회사에 붙어 있는 훈련 안내문을 보고 에너지 위기가 심각하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전력난으로 일하는 중 컴퓨터가 꺼지는 상상을 해보면 아찔하다"고 말했다.
에너지 절약을 위한 시민의식 개선에는 이번 훈련처럼 대규모 행사와 캠페인 등이 주로 활용된다. 거리에 붙은 홍보물이나 언론 등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에너지 위기와 절약의 필요성을 알릴 수 있기 때문이다.
에너지관리공단 관계자는 "하루 아침에 사람들의 습관을 바꾸기 어렵기 때문에 시민 의식 개선을 위해 이번 훈련처럼 캠페인을 펼치는 게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지구촌 불 끄기' 운동 같이 세계인들이 함께한다는 이벤트적 요소를 넣은 에너지 절약 캠페인도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 3월31일에 열린 불 끄기 행사에는 세계 150개국 6,500여 도시 시민들이 동참했으며 오후 8시30분부터 1시간 불을 끄는 동안 서울 지역에서만 23억원어치의 전기를 아꼈다.
여름철을 맞아 옷차림을 가볍게 함으로써 실내 냉방 소요를 줄이는 '쿨비즈' 운동 역시 시민 의식 변화로 에너지 절약과 편리성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사례로 꼽힌다. 2004년 일본에서 시작된 뒤 우리나라 각 기업이 도입한 초기에는 정장을 벗는 데 어색한 분위기가 강했지만 이제는 자연스러운 여름 복장으로 굳어졌고 서울시와 일부 기업은 반바지와 샌들까지 허용하는 '슈퍼 쿨비즈'를 시행할 정도로 인식이 바뀌었다.
어린이 때부터 에너지 절약 의식을 심어주는 조기 교육 강화의 목소리도 높다.
지난해 서울시와 시 교육청이 초등학교 5곳을 기후변화특성화연구학교로 선정해 학생과 교사, 학부모에 맞춤형 환경교육을 실시한 결과 실제 에너지를 상당량 줄이는 효과가 나타났다. 청담초등학교의 경우 2011년 4~9월 중 전기사용량이 월 평균 9.8%나 감소했다. 서울시의 한 관계자는 "생활 속 에너지 절감방법을 몸소 배운 초등학생들의 의식변화가 실질적인 에너지 절약으로 이어졌다"며 "어린 시절 형성한 습관이 평생 갈 수 있는 만큼 다른 초등학교에도 알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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