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안 베론을 막아라." 2010 남아공 월드컵 B조 2차전 상대 아르헨티나전(한국시간 17일 오후8시30분) 필승 해법이다. 13일 오전(한국시간) 끝난 아르헨티나와 나이지리아전을 '스포츠코드코리아'의 최첨단 비디오분석 시스템을 통해 살펴본 결과, 이날 경기에서 베론의 발끝을 떠난 볼의 절반 가까이가 세계 최고의 공격수인 리오넬 메시에게 연결되는 일정한 '패스 루트'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나이지리아전에서 중앙 미드필더로 출전, 가브리엘 에인세의 결승 헤딩골을 어시스트한 베론은 이날 총 50개의 패스 가운데 21개를 메시에게 연결한 것으로 분석됐다. 팀 내에서 가장 많은 볼 터치 횟수(94회)를 기록한 메시는 베론의 패스를 센터 서클부터 좌우 측면 등 지역을 가리지 않고 받은 뒤 드리블 돌파를 통해 중앙을 파고들면서 위협적인 왼발 슈팅을 여러 차례 시도했다. 밀집수비에 막히면 오른쪽 측면으로 파고드는 카를로스 테베스에게 패스(16회)를 내 주는 등 동료들에게 득점 찬스를 만들어 줬다. 특히 베론의 출전 여부에 따라 메시의 공격력이 심한 기복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메시는 나이지리아전에서 중앙은 물론 좌우 측면을 가리지 않고 폭 넓은 활동량을 보이며 유효 슈팅 4개를 기록했다.(그림1 참고) 베론이 선발로 나선 월드컵 남미 예선 브라질전에서도 볼 터치 60회, 슈팅 7개로 펄펄 날았다. 그러나 메시는 베론이 출전하지 않은 남미 예선 볼리비아를 상대로 볼 터치 40회, 슈팅은 5개였다.(그림2 참고) 베론이 후반 30분 교체 출전한 에콰도르전 역시 볼 터치 51회에 슈팅은 단 2개에 그쳤다. 나이지리아전 후반 29분 오른쪽 장딴지를 다쳐 교체된 베론은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근육에 경련이 왔을 뿐, 그 이상은 없다"고 말했다. 메시의 공격력을 극대화하는 베론의 출전여부가 한국 대표팀으로선 또 다른 '핫 이슈'인 셈이다. 베론이 선발로 나오든, '제2의 베론'이 그를 대체해 출전하든 대표팀은 메시에게 연결되는 패스를 사전에 차단해야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에 한발 더 다가설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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