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만해도 출판계의 효자노릇을 했던 상품은 사전이었다. 신학기가 되면 서점에는 어학 사전을 마련하기위한 학생들과 학부모들로 장사진을 이루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이제 이 같은 장면은 추억이 됐다. 서점가에 명맥만 유지할 뿐 사전은 '뒷방 늙은이' 신세가 됐다. 종이사전이 전자사전에 자리를 내 준 것처럼 출판계에 디지털 바람이 시장의 판도를 서서히 바꾸고 있다. 정부에서 준비하는 교과서의 전자화가 시행된다면 종이 교과서 시장은 존재 가치가 퇴색하게 된다. 단행본은 어떨까. 아직 전자책 이용자가 현격하게 늘지 않고, 불법복제ㆍ저작권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지만 디지털이 미래의 단행본 시장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법률정보시스템인 코리스(KOLIS)를 운영하는 고영수 청림출판 대표는 "미래에 종이책이 살아남을까에 대한 답은 종이책으로 수지타산을 맞출 수 있는 시점이 언제인가에 달려있다"며 "BEP(손익분기점)를 맞추지 못한다면 종이로 된 단행본을 만들던 출판사는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종이책은 휴대가 간편하고 정서적인 안정감을 준다는 장점이 있지만, 이보다 더 큰 효용성을 지닌 매체가 빠르게 보급된다면 종이 단행본 역시 '뒷방 늙은이'로 전락할 공산이 크다. 출판계가 디지털 시대의 변화에 눈을 크게 떠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최영미씨등 중견시인 시집 잇달아
○…중견 시인들의 시집이 잇달아 출간됐다. '서른 잔치는 끝났다' '돼지들에게' 등으로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던 최영미(사진1)시인이 4년 만에 네 번째 시집 '도착하지 않은 삶'(문학동네 펴냄)을 냈으며, '섬진강' '그 여자네 집' 등을 쓴 김용택(사진2) 시인도 열번째 시집 '수양버들' 을 출간했다. '도착하지…'에서 지난 4년간 시인의 관심사와 일상을 단순하면서도 풍자적으로 압축한 최영미 시인은 "시집을 내고 이렇게 설레는 것은 처음"이라며 "첫 시집이 뭣 모르고 연애할 때 같았다면 지금은 연애의 즐거움을 음미하는 느낌"이라고 표현했다. 한국 농촌의 서정성으로 고정 독자층을 확보하고 있는 김용택의 신작에는 바람에 한껏 날리는 수양버들 가지처럼 춘정으로 터질 듯 차오른 감성이 도처에 숨겨져 있다. 나고 자란 땅에서 고향 아이들을 가르치며 변모한 사람과 자연의 모습이 시에 오롯이 담겨있다. 돌베게'석학인문강좌' 출간
○…학술진흥재단이 인문학 부활을 위해 지난 2007년부터 실시하는 '석학과 함께 하는 인문강좌'의 강의 내용을 담은 '석학인문강좌'가 돌베개 출판사에서 출간됐다. 임형택 전 성균관대 동아시아학술원 원장이 쓴 '문명의식과 실학'을 필두로, 이근식 서울시립대 경제학부 교수의 '상생적 자유주의', 이진우 계명대 철학과 교수의 '프라이버시의 철학' 등 3권이 먼저 나왔다. 출판사는 강좌의 강연자들의 원고를 모두 모아 2010년 상반기까지 20권의 '석학인문강좌'를 출간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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