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둥팡지음, 돌베개 펴냄 ‘남자라면 삼국지를 한번 읽어봐야 한다’거나 ‘삼국지를 3번 읽지 않은 사람과는 인생을 논하지 말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삼국지는 동양에서 꾸준히 인기를 끌어왔다. 도원결의, 삼고초려 등의 고사성어를 만들어내기도 했고 세월을 두고 많은 작가들에 의해 다시 쓰여졌으며 영화로 혹은 드라마로 만들어지면서 각색이 되기도 했다. 사실 우리가 읽어온 삼국지는 중국 명나라때 나왔던 ‘삼국지연의’를 말한다. 연의(演義)가 역사를 바탕으로 쓰인 소설이니 ‘삼국지연의’는 중국 삼국시대의 역사 기록에 바탕을 두고 쓰인 허구의 문학 작품인 셈이다. 이 책의 차별점은 중국 정통 역사학자가 역사 사실에 기초해 고전 삼국지를 해설했다는 점에 있다. 저자는 삼국지가 당시 역사를 왜곡하거나 허구와 실제를 잘못 인식시킬 수 있다고 지적하며 정사와 고문헌에 근거해 삼국지를 해석했다고 말한다. 사실 삼국지에는 다양한 인물과 사건들이 뒤엉켜 있다. 저자는 학자이자 연구자의 입장에서 삼국지의 주요한 사건들과 동탁과 여포, 원술, 손권, 제갈량 등 시대의 풍운아들에 대해 고서의 입장을 검토하고 평가한 뒤 역사학자로서 자신의 견해를 표명하는 방식을 택해 흥미를 돋궜다. 또 인명이나 지명의 오류 문제부터 중국 전통의 역사 기술 문제 등 역사학 방법론의 문제까지 다뤘다. ‘삼국연의’의 허구가 사실을 왜곡하는 문제도 지적한다. 예컨대 사료를 토대로 보면 장비는 실제로 글씨를 매우 잘 썼고 문인화를 그리는 문사였다고 한다. 총 38개의 장으로 구성됐으며 각 장은 삼국 시대의 제도, 학술, 문학, 예술, 과학 등 여러 분야를 간략하게 거론하면서 풀이했고 자체로 완결성을 갖추도록 했다. 2만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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