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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사설/6월 15일] 터키, 하마스, 그리고 PKK

중동 지방의 초강대국이 또다시 자국 공군을 동원해 반란군에게 폭탄을 퍼부었다. 일부는 반군을 테러리스트로 낙인찍지만 또 다른 사람들은 자유를 쟁취하려는 투사로 여긴다. 다시 한번 이스라엘 공군이 가자지구를 향해 공습을 감행한 것인가. 그렇지는 않다. 공격을 실행한 것은 터키 공군이었다. 지난 7일 그들은 북부 이라크에 터를 잡고 있는 쿠르드 노동자당(PKK)을 향해 이달 들어 두번째로 폭탄을 투하했다. PKK는 쿠르드 독립을 쟁취하기 위해 25년 이상 터키와 싸우고 있다. 그들의 사상은 마오주의에 민족주의는 물론 최근에는 이슬람주의까지 더해져 뒤죽박죽이다. 그들은 게릴라 투쟁과 인질 납치, 마약 밀매, 테러 공격을 주된 전법으로 삼는다. 수많은 터키인들이 쿠르드와의 전투로 사망했다. 그래서 터키는 PKK를 인정하지도 않을뿐더러 협상 대상으로 삼지 않는 게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또 쿠르드 조직의 합법성을 인정하지도 않는다. 그리고 유럽 국가들이 PKK에 대해 확고한 입장을 취하지 못하고 있는 반면 미국은 터키 편을 드는 든든한 버팀목이다. 이스라엘도 지금까지 터키에 대테러 작전 수행을 위한 군사적 도움을 제공하면서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이스라엘도 터키의 PKK처럼 유사한 적들이 있다. 그들은 하마스와 또 다른 팔레스타인 테러집단이다. 이스라엘은 터키가 쿠르드를 대하는 방식대로 그들을 상대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또한 계속 팔레스타인의 합법성을 인정했다. 사람들은 이스라엘의 이런 행동을 쿠르드족 독립과 관련해 터키 정부가 취하는 행동보다 더 진일보적인 것으로 평가한다. 터키 정부도 중동 근본주의자들에 맞서 서구 세계나 이스라엘 편에 섰을 때 얻게 되는 이점을 알고 있듯이 한때는 이스라엘의 이런 행동을 십분 이해했다. 그러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현 터키 총리는 그렇지 않다. 그는 테헤란이나 다마스쿠스에 있는 그의 동료들과 같은 목소리를 내며 반(反)이스라엘이라는 강경 기조를 고수하고 있다. 지난주 가자지구를 향하던 터키 구호선을 이스라엘이 기습 공격한 사건은 에르도안 터키 총리로 하여금 다시 한번 이스라엘에 대한 분노를 표출하고 하마스를 옹호하는 계기를 만들어줬다. 그러나 아무리 에르도안 총리가 고국에서 이슬람 극단주의자들과 잘 어울린다 할지라도 언젠가 세계는 그의 이중 잣대를 분명히 알아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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