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일리아드가 T모바일 지분 56.6%를 총 150억달러(약 15조 5,000억원)에 인수하겠다고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T모바일 인수를 추진하는 스프린트가 제시한 가격을 훨씬 밑도는 액수다. 일본 소프트뱅크가 대주주인 스프린트사는 T모바일과 6개월 이상 인수합병 협상을 벌여왔으며 인수가격 320억달러에 최종 합의안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WSJ는 인수전에 뒤늦게 뛰어들고도 스프린트보다 낮은 가격을 제시한 일리아드가 T모바일을 손에 넣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일리아드는 자사의 T모바일 인수에 반독점법 위반 가능성이 없다는 점이 강력한 카드가 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스프린트의 대주주인 소프트뱅크는 최근 T모바일 최대주주인 도이체텔레콤 지분을 인수하기로 거의 합의했지만 미 연방통신위원회(FCC)가 반독점 가능성을 언급하며 부정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스프린트는 T모바일을 인수해 미국 이동통신 업계 1위인 버라이즌, 2위인 AT&T와 맞대결을 벌일 계획이지만 FCC는 자국 이동통신 업계를 4강 체제로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WSJ는 일리아드가 "용감한 제안을 했다"며 "일리아드의 이번 제안이 소프트뱅크와의 인수전에 불을 지필 것"이라고 평가했다.
손정의(일본명 마사요시 손) 소프트뱅크의 회장과 사비에르 닐 일리아드 창업자 간의 대결도 주목된다. 닐 창업자는 손 회장 못지않게 개성이 강하고 야심적인 자수성가형 기업인으로 2012년 프랑스 이동통신 시장에 진출해 일리아드를 단숨에 4위 이동통신사로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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