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감사원의 금감원 감사 마무리 시점과 금감원의 임원 인사 시점이 묘하게 맞물리고 있는 데다 이해하기 힘든 대폭 인사에 대한 의혹이 증폭되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7명의 부원장보 가운데 4명 이상을 교체하기로 하고 인선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앞서 금감원은 수석부원장을 포함해 3명의 부원장을 이미 전원 교체한 상태다.
금감원에서 신임 원장 취임 이후 임원진을 절반 이상 바꾸는 것은 정권교체기가 아니라면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특히 이번에 교체되는 임원들 가운데는 임기가 불과 1년밖에 안 된 임원도 포함돼 있어 국장들이 승진 자체를 달가워 하지 않는 등 분위기가 매우 흉흉해지고 있다.
이와 관련, 최근 진행한 금감원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에서 금감원의 기업 구조조정 방식 등에 대한 문제가 불거져 관련 임원의 해임이 추진됐다는 설부터 금융위원회와 관계가 좋지 않던 임원들이 이참에 사실상 '숙청'된다는 다양한 소문이 돌며 금감원 내부가 흔들리고 있다.
감사원은 최근 금감원 감사 과정에서 K기업에 대해 금감원이 구조조정을 진행하던 중 채권단에 무리하게 지원을 강요했다는 부분 등을 문제시 삼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정책당국 협의 아래 진행되는 기업 구조조정을 개인의 문제라고 보기는 어려운 만큼 이것이 금감원 임원 인사에 결정적 영향을 준 것은 아니라는 반론도 나온다.
당국의 한 관계자는 "상급기관인 금융위에 할 말은 하던 임원들이 사실상 숙청되는 분위기라는 것이 더 신빙성 있다"며 "이런 방식의 인사라면 도대체 누가 소신을 갖고 일하겠느냐"고 말했다.
실제 이번 임원 인사에서 해임이 추진되는 일부 임원들의 경우 금융위와 금융회사 제재권 등을 두고 수차례 맞붙은 전력이 있다.
금감원 출신들의 외부 진출이 거의 막힌 가운데 추진되는 이번 물갈이 인사와 관련 금감원 내 불평이 커지며 진 원장의 리더십이 흔들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감원의 한 관계자는 "예전 원장들이 청와대에까지 가서 할 말은 하며 자기 사람을 쓰는 인사를 하던 것과 달리 전반적으로 모든 부분이 너무 금융위에 흔들리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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