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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갑 통합진보당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이 이석기ㆍ김재연 당선자에게 18일 '최후통첩'을 보냈다. 오는 21일까지 자진사퇴하지 않으면 출당시키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ㆍ김 당선자는 이미 탈당에 대비한 조치를 취해놓은 것으로 확인됐다. 두 당선자를 지키기 위한 구당권파의 독자 비대위 구성은 다음주 초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이정미 비대위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을 통해 "경쟁형 비례당선자와 후보자 전원에게 사퇴신고서 서식 문서를 발송할 것"이라며 "21일 오전10시까지 신고서를 작성해 중앙당에 제출할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사퇴를 거부한 채 버티기에 들어간 이ㆍ김 당선자의 자진사퇴서 제출 시한을 21일로 못 박은 것.
비대위 관계자는 "(21일까지 사퇴하지 않으면) 당의 공식적인 처리 절차를 밟아나가겠다"고 했다. 비대위가 이들에게 내밀 수 있는 카드는 사실상 '출당'밖에 남아 있지 않다.
강 위원장의 이 같은 강경 드라이브는 전날 민주노총의 혁신비대위 지지 선언에 힘을 받은 측면이 크다. 진보당 전체 지분의 절반가량을 보유한 민노총이 전날 새벽까지 벌어진 격론 끝에 '비례대표 총사퇴가 실현될 때까지 지지를 철회하겠다'는 방침을 전한 것이 강 위원장의 비대위 활동에 손을 들어준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강 위원장은 이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민노총의) 조건부 지지 철회 내용은 (당의) 비대위가 그 핵심 방안을 철저하게 잘 지켜나간다면 다시 지지하겠다는 것"이라며 "저희 비대위에 힘을 실어주는 것으로 해석을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구당권파의 저항은 이날도 계속됐다. 논란의 중심인 이ㆍ김 당선자는 이미 당의 출당조치에 대비해 자신의 당적을 기존 서울시당에서 경기도당으로 옮겨놓은 것으로 확인됐다.
진보당 당헌ㆍ당규에 따르면 중앙당이 특정 당원을 출당조치할 경우 이에 대한 심의를 해당 당원이 소속된 시도당에서 하게 되는데 구당권파의 핵심조직인 경기동부연합 측 경기도당으로 미리 당적을 옮겨놓음으로써 최대한 출당조치를 피해보겠다는 것이다.
김 당선자는 "일방적이고도 강제적으로 제명 절차가 강행된다면 당을 믿고 참여한 청년선거인단에 당은 또다시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줄 것"이라며 "(이 같은) 극단적 상황을 막기 위해 당적 이전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구당권파는 비례대표 총사퇴안을 무효화시키기 위한 가처분신청을 법원에 낼 방침이며 자신들만의 독자 비대위도 다음주 중 꾸릴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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