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중국의 기습적인 위안화 평가절하가 뉴욕 증시 하락을 주도했다. 그리스 3차 구제금융 협상 타결이라는 소식은 중국 악재에 묻히고 말았다. 위안화 가치 절하가 중국 경기 둔화 우려를 반영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매출 비중이 높은 미 기업들의 실적도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됐기 때문이다. 이날 중국 인민은행은 위안화 기준 환율을 전일보다 약 1.9% 높여 고시했다.
중국 우려가 불거질 때마다 하락세를 보였던 애플은 이날도 5% 이상 급락했다. 중국 사업 비중이 높은 캐터필러도 2.6% 이상 하락했다. 반도체 업체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와 얌 브랜드는 5% 하락했고 윈 리조트도 4% 넘게 떨어졌다. 골드만삭스는 중국 비중이 큰 기업들의 올해 실적이 15%까지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업종별로는 산업주와 소재주, 기술주, 재량소비주가 일제히 1% 이상 떨어졌다. 에릭 위건드 U.S.은행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시장은 중국 경착륙 전망이 글로벌 성장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악화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경기 둔화 우려는 유가와 채권 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1.88달러(4.2%) 낮아진 43.08달러에 마쳐 2009년 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전날보다 9.9bp(1bp=0.01%) 하락한 2.139%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7월6일 이후 하루 최대 낙폭이다.
미 경제 지표는 대체로 양호했지만 주가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다. 미 노동부는 2ㆍ4분기 노동 생산성이 연율 1.3%(계절 조정치)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인 1.6% 상승에는 밑돌지만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에서 벗어난 것이다. 제조업 경기의 선행 지표는 도매 재고도 예상을 웃돌았다. 미 상무부는 6월 도매재고는 0.9%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0.4% 증가를 웃도는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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