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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2일 새 정부의 첫 번째 외교안보장관회의를 '긴급 소집'한 데는 북한의 도발 위협에 따른 안보위기 상황이 날로 가중되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당초 이날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의 업무보고가 예정돼 있었지만 외교안보장관회의로 인해 3일로 미뤄졌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북한의 도발 시 강력하게 응징하는 것이 필수이지만 그보다 우리가 강력한 외교적ㆍ군사적 억지력을 통해 북한이 감히 도발할 생각을 갖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위협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안보'를 최우선으로 내세운 것이다. 이어서 "외교안보 부서들은 현 상황에 대한 냉철한 인식을 토대로 만반의 대응체제를 갖춰달라"고 지시했다.
박 대통령은 전날 국방부와 국가보훈처의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도 "우리 국민과 대한민국에 대해 어떤 도발이 발생한다면 일체 다른 정치적 고려를 하지 말고 초전에 강력 대응해야 할 것"라고 주문한 바 있다.
박 대통령은 또 "현재 우리의 안보 상황이 매우 엄중하다"며 "튼튼한 안보가 전제돼야 국민들이 생업에 전념할 수 있으며 새 정부의 국정기조인 경제부흥, 국민행복, 문화융성, 한반도 평화통일 기반 조성도 이뤄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앞으로 외교안보장관회의 혹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수시로 개최해 대응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이날 회의는 정부에서는 김관진 국방부 장관, 류길재 통일부 장관, 남재준 국가정보원장이 참석했고 청와대에서는 허태열 비서실장, 김장수 국가안보실장, 주철기 외교안보수석이 자리를 함께했다.
우리 정부는 미국과의 공조를 통한 북한 핵 위협 대응에도 나서고 있다. 미국을 방문 중인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2일(현지시간) 존 케리 국무부 장관을 만나 한미동맹의 발전 방향과 북핵 문제를 논의한다. 윤 장관은 이외에도 척 헤이글 국방부 장관, 톰 도닐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도 만나 한반도 방위 문제에 대해 심도 있는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미국 해군 또한 최첨단 구축함과 해상 레이더 기지를 잇따라 한반도 인근 해역에 배치하며 북한의 도발에 대응하고 있다. CNN방송에 따르면 미국 해군은 탄도미사일 탐지 전용 레이더인 'SBX-1'를 북한과 가까운 해역으로 이동 배치 중이다. SBX-1은 미국 미사일방어(MD) 시스템의 일부로 대형 시추선 크기의 선박 위에 거대한 레이더돔을 설치한 탐지시설로 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의 동향 감시를 위해 투입됐다. 이와 함께 미국 해군은 미사일 장착 구축함인 '매케인호'를 한반도 인근 해역에 배치할 계획이다. 매케인호는 지난해 12월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를 앞두고도 투입된 적이 있으며 북한 미사일 요격 임무를 수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청와대가 외교안보장관회의를 긴급 소집하고 미군이 최첨단 무기를 잇따라 배치할 정도로 현재 북한의 움직임은 심상치 않다. 북한은 이날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채택된 경제 및 핵무력 건설 병진노선에 따라 영변의 5㎿급 흑연감속로를 재가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흑연감속로를 재가동할 경우 핵무기의 원료인 플루토늄 추출이 가능해 북의 핵위협은 한층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해 조태영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은 그간 이뤄진 합의들과 약속들을 지켜야 할 것이며 한반도 비핵화를 유지해야 한다"며 "정부로서는 상황을 계속 예의주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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