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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잠룡승운(潛龍乘雲)


우리는 용(龍)과 관련한 다양한 표현을 쓴다. 특히 시사적인 용어로 잠룡(潛龍)이라는 말이 있다. 사전적으로는 물에 잠겨있는 용이라는 뜻으로 아직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때를 기다리고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반도체ㆍ디스플레이ㆍ전기전자ㆍ자동차 관련한 업종이 모여 있는 천안 지역에도 이런 잠룡이 많이 있다.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우수한 기술력을 지닌 중소기업들 말이다. 하지만 많은 중소기업들은 사업화의 어려움과 마케팅, 경영 관련 어려움으로 인해 성장이 정체돼 있다. 기업의 역량을 이끌어 내기 위해 여러 기관은 다양한 지원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잠룡을 승천시키기에는 역부족이다.

중소기업이 한 단계 성장하기 위해서는 개별 기업에 맞는 상황별 지원과 처방을 해줘야 한다. 이를 위해 한국산업단지공단은 천안 지역의 일반 산업단지 및 농공단지 입주기업을 대상으로 지난 2010년부터 클러스터 사업을 시작했다. 클러스터 사업의 가장 큰 특징은 네트워크 활동을 통해 논의된 기업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데 있다. 전문가 기업방문, 소그룹 활동, 기술세미나 활동과 같은 네트워크 활동을 통해 기업의 어려운 상황과 성장잠재력을 정확히 진단할 수 있다. 정확한 진단을 통해 기술개발ㆍ시제품제작ㆍ마케팅ㆍ컨설팅 등 개별 기업의 상황에 맞는 상황별 지원도 하고 있다. 나아가 일회성 지원에서 탈피하여 전 주기적인 지원을 통해 기업성장 단계별 밀착지원을 하고 있다.



다행히 클러스터 사업은 시작 2년 만에 천안 지역 기업분위기를 변화시키며 성과를 거두고 있다. 우선 대기업ㆍ중소기업ㆍ연구소 간 협업분위기가 조성됐다. 이런 협업활동으로 중소기업들은 미래 유망 산업에 대해 기술개발 의지를 갖게 됐으며 다양한 정보교류를 기반으로 산업 간 융복합화 흐름에 발맞추고 있다. 기업들이 국내시장에 안주하지 않고 해외시장 진출을 위해 노력하는 분위기도 만들어졌다.

올해는 60년 만에 돌아온다는 흑룡의 해다. 용의 해가 중소기업이 클러스터 사업이라는 구름을 타고 세계적 기업으로 비상하는 잠룡승운(潛龍乘雲)의 한 해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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