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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경선에 나선 최재성·김동철·설훈·조정식·이종걸 의원(기호 순)은 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원내대표 후보 토론회에서 "위기에 빠진 당을 구하기 위해 뼈를 깎는 혁신과 치밀한 선거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요란한 혁신구호 외에 구체적인 방안은 내놓지 못하면서 '준비가 부족했던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이날 토론회는 당 차원이 아닌 더좋은미래·공감넷·민평련·민집모 등 당내 4개 의원그룹 공동주최로 열렸다.
각 후보들은 이날 토론회에서 원내 운영·전략보다 당 혁신 방안에 집중했다. 신임 원내대표의 역할이 4·29 재보궐선거 참패 여파 수습과 내년 총선 전략 등에 집중되기 때문이다. 최 의원은 '이기는 원내대표'를 표방하면서 "전략적 리더십을 갖춘 원내대표가 되겠다"고 말했다. 후보 중 유일한 호남 지역구인 김 의원은 '호남과 함께 가는 리더십 구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설 의원은 당 분열을 치유할 적임자가 자신이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조 의원은 "우리 당과 의원들의 총선 승리가 첫 번째 기준"이라고 이번 원내대표 선거의 의미를 분석하면서 "이를 위해 선명하게 투쟁하고 협상하겠다"고 말했다. '연대해서 승리하는 당'을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힌 이 의원은 "이번에 떨어지면 자살해 죽을지도 모른다"고 농담을 던지면서 배수진을 쳤다.
이날 토론회는 각 그룹별로 1명씩 패널이 나서 질문을 하고 답변을 듣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패널들은 구체적인 공천 혁신 방안과 야권 재편, 호남 민심 제고 전략 등 당이 직면한 여러 과제들에 대한 방안을 중점적으로 질문했다. 공천 혁신과 관련된 질문에 각 후보들은 "국민의 눈높이에 맞추면서 경쟁력을 갖춘 후보를 공천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면서도 구체적인 방안은 아무도 제시하지 못했다. 당 혁신 방안과 관련해서도 "과감한 혁신, 뼈를 깎는 혁신" 등 기존에 듣던 구호 수준에 그치면서 실망스럽다는 평가가 나왔다. 김 의원은 호남 선거 전략에 대한 질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다"면서 "변화와 혁신을 통해 강한 정당을 만들면 된다"는 공허한 수준의 답변을 내놓았다. 이날 오전에야 질문지를 각 후보들에게 전달하는 등 주최 측 준비 미숙도 있었지만 이 같은 질문이 예상을 벗어나지 않는 것이어서 준비 미숙의 책임을 벗어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토론회를 지켜본 한 초선 의원은 "생각보다 실망스러웠다"고 평했다.
설 의원은 최근 제기됐던 '원내대표 추대론'과 관련해 박지원 의원을 추천하기도 했다. 설 의원은 "문재인 대표에게 '박 의원이 (추대 형식으로)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제안했다"며 "나부터 내려놓을 수 있는 자세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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