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은 3일 국회에서 최고위원회를 열어 '혁신 재창당 안건'을 논의했지만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혁신파와 구당권파의 사실상 마지막 담판 무대였지만 문제해결을 위한 핵심 과제인 이ㆍ김 의원 사퇴를 두고 아무런 결론을 내지 못했다. 심지어 노회찬 의원은 이 의원과의 의원직 동반 사퇴까지 제안했다. 통합진보당의 한 관계자는 "오늘(3일)을 끝으로 완전히 '루비콘강을 건넜다'고 보면 된다"며 "질서 있는 퇴각을 준비할 것"이라고 전했다. 강 대표는 당 파국에 대한 총체적 책임을 진다는 의미로 이날부터 단식에 들어갔다.
혁신파와 구당권파 양측은 이날 번갈아 기자회견을 개최해 각자 도생을 위한 명분 쌓기에만 급급했다. 이날 구당권파의 얼굴 격인 이정희 전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5월 중앙위에서 일어난 폭력 사태에 대해 당원과 국민들께 사과드린다"며 "가장 어려운 일을 찾아 땀 흘리는 것으로 그간의 상처를 함께 치유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전 대표는 회견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사태해결의 핵심인 이ㆍ김 의원 사퇴 문제를 두고 "당의 공식 절차를 거쳐 이미 결정 난 일이며 (부정) 경선 사태의 진실도 밝혀졌다"면서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그는 이어 대선 출마 여부를 두고 "통합진보당의 대선 후보는 고통의 자리라고 생각한다. 쉬운 일이라면 아마 고민조차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하기도 했다. '침묵의 형벌을 받겠다'며 오랜 기간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이 전 대표의 이날 회견을 두고 같은 당 박원석 의원은 "분당의 책임을 면하기 위한 형식적이고도 가식적인 사과이며 정치활동을 본격화하겠다는 선언"이라며 "그 어떤 반성도 없는 그야말로 가식적 사과의 전형"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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