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민간투자의 항공모함으로 불리는 중국민생투자유한공사가 닻을 올렸다. 민생투자는 중국 경제의 암초인 철강·조선·태양광 등 과잉생산 업종의 구조조정과 인수합병(M&A)에 투자한다.
22일 중국경제일보 등에 따르면 중국공상연합회 주축으로 59개 민영기업들이 500억위안(약 8조1,000억원)의 자본금을 투자한 민생투자유한공사가 상하이에 설립됐다. 민생투자는 기계ㆍ야금ㆍ정보기술(IT)ㆍ환경보호ㆍ대체에너지ㆍ전력ㆍ전자상거래 분야 등에 대한 구조조정 투자에 앞장설 계획이다.
당초 둥원뱌오 전 민생은행 이사장, 자오핀장 민생은행 부행장, 쑨인환 이다그룹이사국 주석, 스위주 쥐런그룹 이사장과 루즈창 중국판하이홀딩스 이사장 등 5명이 대주주 역할을 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상무부 인허가 과정에서 최대주주의 주식보유 비율이 2%(10억위안)를 넘지 못하도록 제한을 뒀다. 왕친민 전국공상연합회 주석은 "주주의 권리구조를 분산시켜 투자의 객관성과 효율성을 높일 것"이라며 "앞으로 여러 분야에 대한 투자로 주식 소유가 1조위안에 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생투자는 내부적으로 과잉생산 업종의 구조조정을 주도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철강산업은 민생투자가 우선 구조조정 투자에 나서겠다고 공공연히 밝혀온 분야로 조만간 M&A 작업이 뒤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지난 3월 리커창 총리가 민간 거대 투자회사 설립에 동의한 후 둥원뱌오 전 이사장과 스위주 이사장은 디폴트설이 돌고 있는 민간조선사 룽성중공업에 대한 실사를 벌였으며 5월에는 룽성중공업이 발행한 10억홍콩달러의 전환사채를 쥐런그룹이 인수하기도 했다.
둥 전 이사장은 민생투자 출범에 대해 "중국 민간경제에 기념비적인 사건"이라며 "에너지·국제물류·부동산·금융 등 주요 산업에 자회사를 설립해 중국 내 민간투자의 뿌리를 내리겠다"고 말했다. 민생투자는 선박투자기금, 부동산 서비스 관리 등에도 진출하는 한편 중국 최대 사모펀드를 만들어 신성장 산업에도 투자할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19세기 JP모건이 철도업을 포함한 미국 산업 전반에 민간자금을 끌어들여 실물경제 발전에 기여한 것처럼 민생투자도 금융과 산업을 아우르는 형태로 중국에 민간자본 투자의 물꼬를 틀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중국의 과잉생산이 예상보다 심각해 자본금 500억위안 규모로는 한계에 부딪힐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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