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중소기업이 인력난을 호소한다. 사람을 뽑으려 해도 지원하는 이들이 적을뿐더러 어렵게 뽑은 인재가 오래 버티지 못하고 회사를 떠난다는 것이다. 이런 현상을 두고 구직자 눈높이가 너무 상향됐다는 의견이 많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잘 생각해보라. 높은 연봉과 우수한 복리후생 제도 등이 인재를 확보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가 될 수는 있지만 확보한 인재를 유지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우리 주변을 보면 규모가 작은 중소기업 중에서도 직원들이 장기 근속하는 곳이 꽤 많다. 그 이유는 사람을 대하는 회사의 태도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실례로 직원 이직률이 높은 회사의 대표들과 만나 얘기를 나눠보면 사람을 대하는 태도에서 공통점을 발견한다.
대부분의 기업 대표들은 사람은 통제해야 하며 길을 가르쳐주고 그 길로 잘 따라올 수 있도록 끌어줘야 한다는 마인드로 사람을 바라본다. 즉, 직원들을 신뢰하지 않기 때문에 과제를 주고 직원들이 그 과제를 잘 수행하는지 체크하며 여러 가지 규제들을 만들어 통제한다.
기업 대표가 이런 마인드를 가지고 있는 회사를 보면 대개 업무 프로세스가 무척 복잡하다. 보고를 위한 리포트 작성은 물론 보고용 회의도 많이 한다. 그러다 보면 직원들이 주도적으로 일을 처리하고 책임지는 문화가 정착되지 않는다.
반면 사람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기업을 운영하는 대표가 있는 회사는 보고용 회의나 보고서 작성 업무가 현저히 적다. 직원 스스로 주체적으로 업무에 임하고 더불어 일에 재미를 느끼는 직원들이 많아진다. 그리고 그러한 영향 덕분으로 근속하는 직원들이 많아지고 더불어 이직률이 낮아지는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경영자로서 큰 조직을 이끌어 가려면 어느 정도의 관리와 통제가 필요하다. 하지만 사람을 불신하는 것을 시작으로 그러한 통제를 만든 것인지 진정 경영상 필요한 관리인지는 경영자 스스로 잘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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