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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11월 25일] 미네르바와 애널리스트의 차이
입력2008-11-24 13:47:18
수정
2008.11.24 13:47:18
[기자의 눈/11월 25일] 미네르바와 애널리스트의 차이
한영일 기자 (증권부) hanul@sed.co.kr
“미네르바의 글은 비제도권이기에 가능한 자유로운 분석입니다. 우리는 쓰고 싶어도 못 쓰는 부분이 있죠.” (A증권사 애널리스트)
“최악의 상황만을 가정한 글은 네티즌들의 호기심을 끌 수도 있지만 결과적으로 무책임할 수도 있습니다.” (B증권사 애널리스트)
사이버 논객 ‘미네르바’에 대한 바람이 여의도에도 불고 있다. 요즘 증시 전문가들이 모인 자리에서도 미네르바는 단골 메뉴다. ‘미네르바 신드롬’은 인터넷상에서 익명성을 담보로 한 표현의 자유가 전문성과 결합됐을 때 어떤 파급효과를 내는지 잘 보여주고 있다.
상당수의 애널리스트는 미네르바에 대해 우선 비제도권이기에 가능한 ‘자유로움’에 후한 점수를 준다. 하지만 최악의 상황만을 가정한 분석과 논리는 지나친 비관만을 심어줄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한다.
네티즌들은 오직 미네르바만이 고급 정보를 통해 마치 ‘예지론적’ 분석을 하고 있는 것처럼 믿는 경향이 있는 듯하다. 하지만 이보다는 ‘관점의 차이’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실제 A애널리스트는 최근 한 친구에게서 ‘넌 왜 미네르바와 같은 분석 보고서를 내놓지 못하느냐’는 핀잔을 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기자에게 “결국 제도권과 비제도권의 차이”라며 “미네르바의 내용에 전적으로 동의할 수는 없지만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펼친다는 점에서는 부러운 면도 있다”고 털어놓았다.
이는 곧 애널리스트들은 자신이 몸담고 있는 회사의 이름을 걸고 발표하기 때문에 제약이 많다는 말이다. 증권가에서 ‘매도’ 보고서를 찾기 힘든 것과 일맥상통한다.
물론 각종 경제 주체를 고려할 때 최악의 상황만을 가정한 ‘일방통행식 분석’도 온당하지 않다. 일종의 ‘자기실현적 예언 효과’ 때문이다. 지금부터 모든 경제 주체들이 “주가가 500포인트까지 내려갈 것”이라고 믿는다면 실제로 그렇게 될 가능성이 높다. 요즘처럼 극도의 비관이 난무하는 시기에는 더욱 그러하다.
어쨌든 미네르바는 이미 상당한 파장을 몰고 왔다. 특정 이익에 얽매이지 않는 그의 분석에 ‘혹세무민’을 넘어 일반 경제전문가들도 공감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미네르바에 대한 옳고 그름을 떠나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국내 증권가의 분석문화가 좀더 자유롭고 큰 이익에도 충실할 수 있는 ‘지혜의 눈’을 가지게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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