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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십자각] '대선의 해' 지혜 발휘를
입력2006-12-31 18:34:33
수정
2006.12.31 18:34:33
어린 시절 어머니가 내게 해주셨던 많은 말 중에 기억에 남는 것들이 몇 개 있다.
‘한번 잘해주려고 마음먹은 사람에게는 끝까지 잘해줘라’ ‘지켜준다고 장담하는 남자가 제일 무서운 법이다’ 등 곱씹을수록 의미가 새로운 말들이다.
그중에 요즘같이 달력을 바꿔 거는 시기에 가장 생각나는 말은 ‘나이만큼 세월에 가속도가 붙는다’는 것이다. 이 말은 사실 나이 지긋한 어른이라면, 아니 갓 서른 넘은 청년도 한번쯤 한숨 한가락 섞어가며 하는 소리다.
그래서 연초가 되면 늘 다짐을 하게 된다. 가속도가 붙는 세월, 힘을 내서 따라잡자.
세월 따라잡는 방법이 뭐가 있겠나. 지나가는 시간 속에 많은 일들을 실어 보내는 것이다. 이것도 하고, 저 일도 하면서 알차게 시간을 보내면 아쉬움이 덜하지 않겠나 싶은 것이다.
그러나 올해, 정해년은 혼란의 시기들이 이어질 것으로 보여 자칫 넋 놓으면 순식간에 시간을 놓칠 것으로 보인다.
오는 12월19일로 예정된 대선이 안 그래도 빨라진 시간에 속도를 더 붙일 전망이다. ‘끝까지 힘을 잃지 않겠다’고 외치는 현직 대통령에 ‘벌써 힘은 내게 왔다’고 주장하는 대선 주자들 사이에서 길을 잃으면 세월이라는 놈이 미꾸라지가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듯 사라질 수 있다. 국민 모두 초미의 관심사로 삼고 있는 부동산을 비롯한 경제 문제도 정신없이 흐르는 시간 속에서 표류하듯 둥둥 떠갈 수 있다.
축구 국가대표들의 공격력이 살아나 대승을 거둬도, 최경주나 박세리가 메이저대회에서 우승을 해도 그 기쁨과 흥분은 짧은 시간을 채울 뿐이다.
지켜주겠다고 큰소리치는 대선 주자들의 말만 믿지 말고 조목조목 따져보고 정말 믿을 수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가려내는 지혜를 발휘해야 하겠다. 각자의 세월 속에 목표했던 결과물을 채워넣는 보람찬 시간도 보내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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