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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석 박힌 신라 금동불상 보셨습니까?

8세기 후반~9세기 경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통일신라 금동불입상 /사진제공=국립중앙박물관

고려 후기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나전경함 /사진제공=국립중앙박물관

일본에서 19세기경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정왜기공도병’ /사진제공=국립중앙박물관

1787년 이명기가 그린 영의정 김치인의 초상 /사진제공=국립중앙박물관

국립중앙박물관 新 소장품전…국보급 유물 12점

통일신라 금동불입상·고려 나전경함 등 국보급 엄선

미국에서 되찾아온 통일신라의 보석 박힌 ‘금동불입상(金銅佛立像)’, 일본에서 환수해 온 고려의 ‘나전경함(螺鈿經函)’, 영국에서 구입한 임진왜란 마지막 왜군 정벌을 그린 ‘정왜기공도병(征倭紀功圖屛)’.

자칫 못 볼 뻔 했던 이들 국보급 문화재를 국립중앙박물관(관장 김영나)이 모아들여 14일부터 박물관 상설전시관 1층 테마전시실에서 공개한다. ‘신(新) 소장품 특별공개-새롭게 선보이는 우리 문화재’라는 제목으로 소개된 총 12점의 유물은 박물관이 2010년부터 기증과 구입 형태로 수집한 것이며 하나같이 ‘국보급’으로 꼽히는 명품들이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8세기 후반에서 9세기께 통일신라 때 제작한 것으로 추정되는 높이 30㎝의 금동불입상이다. 네모진 얼굴에 평면적 이목구비, 몸통에 비해 얼굴이 큰 신체 비례, 옷차림과 선으로 새긴 옷주름 등이 전형적인 통일신라 후기 불상 양식을 보여준다. 특이한 점은 불상 뒤 광배(光背·부처의 몸에서 나온 빛을 형상화 한 것)와 대좌(臺座·불상을 올려놓는 받침대)에 수정과 붉은 마노 등 보석 장식이 박혀있다는 것. 이 같은 양식은 국내에서 전혀 보고된 적 없다. 다만 1982년 중국 닝보(寧波)시 천봉탑(天封塔)의 지하실에서 출토돼 2009년 닝보시박물관에서 공개한 통일신라 금동불상이 이와 흡사했다. 워낙 사례가 드물어 불상을 소장했던 미국의 개인 수집가조차 중국 불상으로 잘못 알았고, 그 바람에 국보급 통일신라 불상이 경매시장을 떠돌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물관 측은 올 초 경매회사를 통해 경매에 나온 불상의 존재를 접해 총출동한 불교 조각 전문가들의 감정을 거쳐 사기로 결정했다.



함께 전시되는 고려 나전경함은 국립박물관회가 그 소재를 추적한 뒤 지난 7월 일본에서 사들여 박물관에 기증한 유물이다. 고려시대 나전칠기는 전 세계를 통틀어 10여점 밖에 남아있지 않다. 경함은 불교경전을 보관하던 상자인데, 이 유물은 2만5,000개의 자개조각을 사용해 표면 전체를 모란당초(牧丹唐草) 무늬로 가득 채워 화려한 장식성과 높은 완성도를 보여준다.

임진왜란의 마지막 전투 격인 정유재란에서 최종적으로 왜군을 토벌하던 전쟁 현장을 그린 ‘정왜기공도병’은 19세기 작품으로 추정되는 일본 그림이다. 전라도 순천과 부근 바다에서 벌어진 여러 전투 장면을 시간의 흐름과 지리적 배열에 따라 그렸다. 화면에 금가루 채색을 사용한 것이나 구불구불한 윤곽선을 반복해 산을 표현하고 길쭉한 비례로 인물을 그린 점 등이 일본회화의 특징을 보여준다. 왜군을 정벌한 공을 주제로 한 그림의 구성으로 따져볼 때, 전쟁에 참여한 중국 종군화가의 그림을 일본 화가가 모사한 것일 가능성이 높은 작품이다. 탁월한 감식안과 예술적 재능으로 유명한 표암 강세황(1713~1791)의 시왕도(十王圖)도 미국에서 사들여 온 것이다. 저승세계를 관장하는 10명의 시왕을 그린 것이라 원래 10점이 한 세트인데, 박물관이 이 중 일부를 구입했다. 또한 정조 때 최고의 왕실 화가로 꼽혔던 이명기(1756~1802 이후)가 1787년 당시 영의정 김치인을 그린 초상화도 볼거리다. 정조가 그림의 탁월함을 칭찬해 어찬(御贊)을 내려 적었을 정도이며, 고위 관리의 복식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사료로도 가치가 높다. 정교함과 화려함이 돋보이는 고려 불화, 조선시대 분청사기 대접, 앞뒤로 물고기를 새긴 편병(扁甁·납작한 모양의 병), 불교의식용 북을 올려놓던 조선 후기 법고대 등이 함께 선보였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연간 28억원 미만의 빠듯한 유물 구입 예산을 운용해 소장품을 확보하고 있다. 전시는 다음달 말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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