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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 멕시코를 가다] <중> 멕시코는 '성장'을 택했다

"지금은 분배보다 파이부터 키울 때"<br>전문가 "폭스정부 금리인하·투자촉진이 성장 견인"<br>GDP성장률 상승곡선·물가 안정세에 후한 점수<br>인구절반이 빈곤층…빈부격차 해소가 선결과제



9일 오후 7시(현지시각) 멕시코시티 중심가인 소칼로 광장에서 택시로 20분 거리에 있는 셰러튼 마리아 이사벨호텔. 한국은 물론 미국ㆍ유럽ㆍ아시아 등 세계 각국에서 몰려든 비즈니스맨들과 관광객들로 호텔로비가 시끄럽고 직원들은 예약전화를 받느라고 정신이 없다. 셰러튼호텔의 윌리아 아구일레나(37ㆍ여) 수석 책임자는 “다른 호텔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요즘은 전체 객실의 90%가 예약된 상태이며 평일에도 객실점유율이 80%에 달해 방구하기가 쉽지 않다”고 귀띔했다. 빈센트 폭스 대통령의 우파 국민행동당(PAN)이 가진 자들의 지갑을 더욱 살찌운다는 비난에도 불구, 개방적인 시장경제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면서 얻은 결과물이다. 이번 대선에서 우파 PAN가 좌파 PRD를 누르고 승리를 한 것은 멕시코 국민들이‘분배 보다는 성장과 안정’을 선택한 결과로 풀이된다. 조그만 여행사를 운영하는 알프레도 곤잘레스(37)씨는 “멕시코는 미국 등 글로벌 경제와의 협력과 도움 없이는 경제 성장이 불가능하다”며 “내가 펠리페 칼데론 후보를 찍은 것은 분배도 중요하지만 지금은 성장이 더욱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멕시코시티에서 콜택시를 운영하는 호세 수아레스(57)씨는 “폭스 대통령이 집권하기 전 72년 동안 정권을 장악한 극좌파 제도혁명당(PRI)도 가난을 구제하지 못했다”면서 “폭스 대통령이 집권 6년 만에 이만한 경제성장을 이룩한 것을 높이 평가해야 하며 앞으로 남은 과제는 펠리페 칼데론 후보가 잘 처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전체 인구 1억명 중 절반가량이 빈곤층일 정도로 멕시코 사회구조가 빈부 양극화로 홍역을 겪고 있고, 빈곤층들의 사회불만이 갈수록 증폭되고 있지만 국민들은 ‘가난구제’를 기치로 내건 로페스 오브라도르 후보 보다 ‘경제성장과 안정’을 중시한 펠리페 칼데론 후보에 후한 점수를 줬다. 경제성장과 고용창출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와 희망은 과거 멕시코 경제성장을 짚어보면 이해할 수 있다. 멕시코 중앙은행에 따르면 2001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마이너스를 기록했지만, 2002년에는 0.9% 플러스로 돌아섰다. 이후 2003년(1.16%), 2004년(4.0%), 2005년(3.4%)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올 1ㆍ4분기 성장률은 5.5%에 달한다. 2001년 이래 최고치다. 전문가들은 폭스 정부의 금리인하 정책이 민간소비와 설비ㆍ건설 투자를 촉진해 경제 성장의 견인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금융업과 건설업은 8%대의 높은 성장률을 보였으며 서비스업(5.4%)ㆍ제조업(7.1%)의 성장세 역시 두드러졌다. 멕시코 경제의 ‘아킬레스 건’으로 지목돼 온 기록적인 물가 상승률도 31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 2005년 물가상승률은 3.3%에 그쳤다. 멕시코 중앙은행은 페소화 강세, 일관된 재정정책 그리고 실질 임금의 완만한 상승을 최저 물가 상승률 달성의 주원인으로 꼽았다. 지난 98년 페소화 폭락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고조되었지만 ‘코르또(CORTO)’라는 통화량 환수정책을 도입, 물가상승을 억제하는 데 성공했다. 물가상승률은 지난 2004년 7.1%에서 지난해 4.9%로 낮아졌으며 올해는 4.5%로 더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직접투자(FDI) 신뢰도 순위도 눈에 띄게 상승해 2004년 22위에 그쳤던 멕시코의 FDI 신뢰도는 다음해 16위로 6계단이나 껑충 뛰었다. 이 같이 경제 성장과 물가안정이 균형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시장경제 정책을 옹호하는 펠리페 칼데론 후보가 이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는 국민들의 기대가 우파정권의 재집권을 이끌어 냈다. 폭스 정권은 경제성장과 함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등 적극적인 세계경제 편입을 지향하고 있다. 총 수출액의 85%, 총 수입액의 53%를 미국에 의존하는 등 다소 특정국가에 편중된 무역구조를 가지고 있지만 개별 국가와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확대하면서 브라질과 함께 중남이 경제의 맹주로 등장했다. 하지만 성장과 시장개방 과정에서 나타난 빈부격차가 멕시코의‘시한폭탄’이 되고 있다. 멕시코 인구 1억명의 절반을 차지하는 빈곤층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이번 대선에서 좌파지지로 잘 나타났다. 따라서 펠리페 칼데론 대통령 후보는 선거에서는 이겼지만, 빈부격차 해소라는 무거운 짐을 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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