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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십자각] 미래를 이야기하자

베이징 특파원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온 지 한 달여가 됐다. 지난 한 달 동안의 서울 생활을 돌아보면 ‘어수선하고 어지럽다’는 느낌밖에 없다. 경제에도 주기적인 사이클이 있고 사회 변동에도 높낮이가 있게 마련이지만 이처럼 혼란스러울지 몰랐다. 귀국 직후부터 귀가 따갑도록 들어온 ‘바다이야기’부터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문제로 시끄럽다 못해 국론분열 현상마저 일으키고 있는 한미 관계 ▦냉탕과 온탕을 오가고 있는 남북관계 ▦한치 앞을 내다보지 못한 부동산 정책으로 인한 전세파동 등 답답한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지난 3년 동안 한국 분위기를 느끼지 못해서 더욱 염려스럽게 보이는 것이라고 안위해보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결코 간단한 문제로 바라볼 사안이 아니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무엇보다 심각하게 보인 것은 정부에 대해 완전히 등을 돌린 ‘민심(民心)’이다. 만나는 사람마다 “힘들어 못살겠다”고 아우성이다. 불평 불만을 넘어 아주 체념까지 한 사람도 한둘이 아니다. 그렇다고 이를 해결할 방도를 시원하게 내놓는 사람들도 거의 없다. 그저 시간만 흘러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면 달라지겠지 하는 막연한 기대밖에 없다. 상황이 이런데도 청와대나 경제관료들은 경제운용을 잘하고 있다며 뒷짐만 지고 있다. 한발 더 나아가 부정적으로 말하는 사람들이 잘못됐다고 책망까지 한다. 누구의 말이 옳은지 도무지 분간할 수 없다. 오로지 자신들이 옳다고 우겨대는 모습들이 너무 안타깝다. ‘이런 식으로 가다가는 우리의 미래는 없겠구나’ 하는 두려움이 밀려온다. 특히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중국의 변화상을 현장에서 지켜본 기자의 입장에서는 중국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별로 없다는 우려가 교차하면서 더욱 근심과 걱정이 증폭되고 있다. 지금 중요한 것은 ‘어떻게 하면 우리의 경쟁력을 키워 나갈 수 있느냐’를 하루빨리 논의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미래를 얘기하는 것이다. 옛날 얘기는 서로의 담과 벽을 더욱 높이며 쓸데없는 소모전만 불러올 뿐이다. 이제 우리는 누구의 말이 맞는지에 대한 논란과 반목을 접어두고 냉철한 자기반성과 함께 우리의 현주소를 점검해야 한다. 이를 통해 우리가 시급히 해야 할 과제가 무엇이고, 또 어떻게 해야 우리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지에 지혜를 모아야 한다. 그래야만 모두가 웃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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