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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세 할머니 플로리다주 소도시 시장 재선
입력2004-12-21 09:11:55
수정
2004.12.21 09:11:55
55세 이상 노인들이 모여 사는 미국 플로리다주 오션브리즈파크시티에서 지난 주 실시된 시장선거에서 96세의 도로시기번 시장이 재선돼 전국적인 화제가 되고 있다.
전국 시장회의나 전국도시연맹(NLC)의 기록 어디에도 이보다 나이 많은 시장이없는 걸 보면 기번 시장은 아마도 미국내 최고령 시장일 것이 분명하다.
NLC의 셰리 애펄 대변인은 전국의 선출직 공직자 중 85세 이상의 고령자는 최소한 26명이며 기번 시장의 기록에 가장 가까운 사람은 텍사스주 피츠버그의 92세 된시장 정도일 것이라고 말했다.
기번 시장은 지난 3월 96세 생일 때 NBC TV로부터 축하를 받으며 제이 레노의 `투나이트' 쇼 출연 제의를 받기도 했지만 먼 길을 여행하는 것이 싫다며 거절했다 150㎝도 될까말까한 자그마한 몸집의 기번 시장은 자신의 장수와 인기의 비결에대해 "항상 즐겁게 지내고 종일 바쁘게 돌아다니지. 그러면 건강은 절로 와"라고 말했다. 그는 요즘 보행기를 사용하지만 "한창 젊었던" 80살때 못지 않게 잽싸게 움직인다고 자랑했다.
기번 시장이 이 마을에서 살게 된 것은 50년도 더 지난 옛날 첫 남편과 텔레비전에서 뉴스로 이런 곳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부터였다. 첫 남편은 1958년에 먼저 세상을 떠났고 기번은 재혼했지만 또 다시 과부가 됐다.
인구 1천명 남짓한 오션브리즈파크는 마이애미에서 북쪽으로 160㎞ 떨어진 풍광좋은 자리에 조성된 이동식 주택 단지이다. 해리 호크라는 부동산 개발업자가 지난1938년에 사들여 마을로 만들었다.
호크는 마을의 초대 시장으로 선출돼 오랫동안 그 자리를 지켰고 뒤를 이어 며느리 루스 호크가 12년동안 시장직을 맡다가 지난 2001년 사망했다. 그때까지 31년동인 시의회 의장직을 맡아온 기번이 바통을 이어 받았다.
오션브리즈파크 주민들은 올해 마을이 생긴 이래 최악의 시련을 겪었다. 잇단허리케인의 기습으로 최소한 12채의 집이 부서지고 다른 많은 집들도 크게 파손되자주민중 일부는 마을을 떠났고 일부는 집을 팔려고 내놓았다.
기번 시장은 "그래도 누구나 플로리다를 좋아 하잖우. 여기서 사는 걸 다 좋아해"라고 말한다.
그녀는 시장 업무 외에 일요일마다 교회에서 오르간 연주를 하며 손수 차를 몰아 매주 빙고 게임도 하러 다닌다. 미장원에 다니는 것도 게을리 하지 않아 항상 단정한 매무새를 유지하며 가계부는 옛날 식으로 타자기와 계산기를 사용해 정리한다.
이처럼 바쁘게 살다보니 부엌에 들어갈 짬도 없지만 토요일 밤마다 열리는 파틀럭 파티(참석자가 요리를 갖고 오는 파티)엔 늘 전자레인지로 조리한 라이스 푸딩을갖고 간다.
정치 얘기는 별로 즐기지 않고 대신 지난해 가졌던 가족 전체 모임이나 귀여운고손자 얘기를 즐긴다.
시정회의에서는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 입을 다물고 있다"는 것이 기번 시장의정치적, 생물학적 장수 비결이다.
(오션브리즈파크<美플로리다주>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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