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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유럽계 투자은행 첫 인수

글로벌 금융 영향력 확대 가속

중국이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위기를 틈타 사상 처음으로 유럽계 글로벌 투자은행(IB)을 인수했다. 중국이 자금난에 처한 유럽계 금융회사 인수를 통해 글로벌 금융시장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는 작업에도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21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중국 관영 중신증권은 프랑스 크레디아그리콜의 아시아 증권사업 부문 자회사인 CLSA를 12억5,000만달러에 인수하기로 했다. 중신증권은 CLSA의 지분 19.9%를 3억1,000만달러에 이미 인수했고 나머지 80.1%는 내년 6월 말까지 9억4,200만달러를 들여 사들일 방침이다. 중국이 해외 증권사를 인수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크레디아그리콜은 지난 2006년 인수한 그리스 10대 은행인 엠포리키가 그리스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자 덩달아 경영난에 빠졌다. 1ㆍ4분기 엠포리키는 9억4,000만유로의 순손실을 기록했고 이 여파로 크레디아그리콜의 동기 순이익도 전년보다 75%나 줄어들었다. 이에 자금확보를 위해 순익을 내지 못하는 홍콩 자회사를 중국에 매각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중신증권은 이번 인수를 통해 해외투자가의 국내투자를 이끌어내 기업에 자금을 공급하고 자국 고객의 해외투자도 활성화할 계획이다. FT는 "유럽 위기를 맞아 중국의 유럽 기업 사냥이 기존의 식품ㆍ중장비 분야뿐 아니라 금융계에서도 이뤄지는 등 전방위로 확산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유럽 기업들의 경우 경영문화가 판이한 중국 기업이 새 주인으로 온다는 점을 꺼린다는 게 걸림돌이다. 이번 거래도 2010년 3월부터 인수합병(M&A)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지만 회사 내부의 강한 반발로 거래성사까지 2년이나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내부에서도 해외 기업사냥에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중국은 해외투자에서 리스크 관리에 실패해 268억달러에 달하는 순손실을 입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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