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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경제소사] 11월11일 워싱턴 군축회의

[오늘의 경제소사] 11월11일 워싱턴 군축회의 '돈이 먼저냐, 칼이 우선이냐.' 제국주의 열강의 목표는 한결같이 ‘잘사는 나라와 강한 군대’였다. 후발산업국가 독일과 일본의 의지는 강했다. 부국(富國)과 강병(强兵)이라는 때때로 상반되는 정책목표를 놓고 일본은 후자를 택한다. 처음엔 대박이 돌아왔다. 군대를 양성해 1차대전에 내보낸 대가로 중국 내 독일 조차지(租借地) 산동성 일대를 얻는다. 현금도 쌓였다. 전화에 휩싸인 유럽에 물건을 내 팔아 이익을 얻었다. 무역과 해운업자 출신의 나리킨(成金ㆍ벼락부자)이 속출하고 전후 일본은 27억엔에 달하는 순채권국이 된다. 국채보상운동이 일어난 1907년 대한제국의 대외채무가 1,300만엔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금액이다. 말 그대로 욱일승천(旭日昇天), 잘 나가던 일본은 자신만만하게 워싱턴군축회의에 임한다. 주력전함 건조경쟁을 억제하기 위해 1922년11월12일 개막돼 이듬해 2월6일까지 이어진 군축회의에서 일본은 세계 3강의 지위를 인정받는다. 1854년 미 페리 제독에 의해 강제 개항 당한 지 58년 만이다. 일본 군부는 만족하지 못했다. 영미와 동등한 대접을 받아 내고야 말겠다는 만주사변과 중일전쟁을 일으킨다. 군사력을 동원한 경제적 이익의 극대화라는 재미를 봤던 터. 결과는 이전과 딴판이었다. 만주사변과 중일전쟁은 ABCD(미국ㆍ영국ㆍ중국ㆍ네덜란드)포위망이라는 경제봉쇄를 가져왔다. 강공일변도인 일제는 진주만을 공습, 결국 패전으로 이어진다. 오늘날 일본의 수상함대는 또 다시 세계 3위다. 국방예산이 상대적으로 적었지만 패전 60년 동안 경제에만 전념, 국부 자체가 커진 결과다. 돈은 칼보다 강하다. 어느 시대나 문제는 경제다.(It’s Economy.) /권홍우ㆍ경제부차장 입력시간 : 2004-11-11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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