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울산지법 제3형사부(재판장 정계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박씨에 대한 3차 공판에서 울산지검은 김형준 형사2부장, 박양호 특수부 검사, 구민기 형사2부 아동학대 전담검사 등 3명이 나와 살인죄 입증을 위한 증인 신문에 나섰다.
부장검사가 직접 증인 신문을 한 것은 이례적으로 아동을 학대해 숨지게 한 사안의 중요성 때문으로 알려졌다.
첫 번째 검찰 증인으로 나온 이양의 부검의는 “8세 아동의 갈비뼈가 16개나 부러졌고 이 가운데 2개가 폐를 찔러 출혈이 직접 사인이 됐다”며 “이는 상당히 강한 외력에 의한 것이며, 아동의 갈비뼈는 유연해 어른의 갈비뼈보다 잘 부러지지 않는다”고 증언했다.
두 번째 증인 이양 친부는 “딸이 엉덩이 골절과 팔 다리에 화상을 입었다는 말이나 집 목욕탕에서 정신을 잃고 익사했다는 아내의 말을 모두 믿었다”며 “그동안 딸에게 ‘어떻게 된 것이냐’고 물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아 몰랐다고 진술했다.
이양의 친모는 재판 전 울산지법 앞에서 다른 아동학대 피해부모 2명과 함께 삭발한 채 마지막 증인으로 나와 ”삭발한 것은 아이의 죽음을 헛되이 하지 않도록 사회에 호소하기 위한 것“이라고 눈물을 흘렸다.
그는는 ”계모의 무서운 학대 속에서 살았을 딸을 생각하면 가슴이 너무 아파 딸에게 용서를 구하고 싶다“며 ”계모에게 법정 최고형을 선고해 달라“고 말했다.
검찰은 오는 3월 11일 4차 공판에서는 해외 아동학대 사례 등 추가 자료를 재판부에 제출하면서 구형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재판 전 울산시청과 울산지법 앞에서는 아동학대 예방에 앞장서고 있는 ‘하늘로 소풍간 아이들의 모임’ 회원들이 집회를 열어 ”아동학대 범죄에 법정최고형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 자리에 참석한 이양의 친모를 비롯해 아동학대로 자녀를 잃은 3명이 삭발로 계모 박씨의 법정 최고형 선고를 촉구했다.
박씨는 지난해 10월 24일 집에서 ”친구들과 소풍을 가고 싶다“는 딸의 머리와 가슴을 주먹과 발로 때려 숨지게 했다.
또 2011년 5월부터 1년 동안 3차례 이양이 학원에서 늦게 귀가하거나 거짓말을 한다는 이유 등으로 때리거나 뜨거운 물을 뿌리는 등 상해를 가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21일 시민 15명으로 구성된 검찰시민위원회 회의와 부검의, 전문가 의견청취 후 살인죄를 적용해 기소했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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