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현지시간) 러시아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아르세니 야체뉵 우크라이나 총리는 이날 내각 회의에서 “채권단과 채무 재조정과 원금 일부 삭감(헤어컷)에 대해 합의했다”며 “채권단이 원금 20%를 삭감하는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이어서 그는 “우크라이나가 채권단과의 협상을 성공적으로 끝내리라고 기대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면서 “우리의 적들이 예상했던 디폴트 사태는 일어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나탈리야 야레시코 우크라이나 재무장관도 이날 “차관 규모가 193억 달러에서 155억 달러로 약 38억 달러 줄게 됐다”며 “채무 상환 기한도 2019년~2027년으로 4년 연기됐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와 채권단은 지난 3월부터 채무 재조정 협상을 벌여왔으나 헤어컷 규모 등을 두고 이견을 보여 협상이 타결을 보지 못해 왔다. 당초 헤어컷 불가 방침을 고수했던 채권단은 이후 5% 원금 삭감까지 양보했으나 우크라이나 정부는 40% 삭감을 요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채권단과의 합의가 불발되면 모라토리엄(지불유예)을 선언하겠다고 경고해왔다.
이번 채무 재조정에 성공한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에도 비슷한 수준의 원금 삭감을 요청했다. 러시아는 지난 2013년 유로본드 매입 형식으로 우크라이나에 30억 달러의 차관을 제공한 바 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와 심각한 갈등 상화에 있는 러시아가 채무 재조정에 합의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 디지털미디어부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