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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구벌 빛낼 스타들] ③ '블레이드 러너' 오스카 피스토리우스
입력2011-08-18 11:35:36
수정
2011.08.18 11:35:36
양 다리 못 쓰는 장애 딛고 메이저 육상 처음으로 비장애인과 경쟁
‘꿈★은 이루어졌다.’
3년 전 올림픽 출전의 꿈을 아쉽게 접어야 했던 ‘의족 스프린터’ 오스카 피스토리우스(25ㆍ남아프리카공화국). 그는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출전을 이달 초 확정한 뒤 “메이저 대회에서 비장애 선수들과 경쟁할 날만을 오랜 시간 꿈꿔왔다. 인생에 있어서 가장 자랑스러운 순간”이라며 감격해 했다.
무릎 아래의 뼈가 없는 몸으로 태어난 피스토리우스는 양 다리를 쓰지 못해 탄소섬유로 만든 의족에 기대어 살아왔다. 피스토리우스는 2004년 아테네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남자 200m에서 21초97의 세계 신기록으로 우승한 뒤 비장애인과의 경쟁을 목표로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준비했다.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이 피스토리우스의 의족이 공정한 경쟁을 저해한다며 올림픽 출전을 금지하려 했지만 스포츠중재재판소(CAS)의 ‘문제없음’ 판정으로 피스토리우스는 마음의 짐을 내려놓았다. 그러나 피스토리우스는 당시 올림픽 출전권을 얻을 수 있는 400m A기준기록(45초55)에 0.7초가 모자라 베이징행 티켓을 놓치고 말았다.
실망이 클 법했지만 피스토리우스는 포기를 몰랐다. 베이징패럴림픽에서 100ㆍ200ㆍ400m를 석권하는 등 장애인대회와 비장애인대회를 오가며 대구세계선수권을 정조준 해왔다. 지난달 이탈리아 파두아대회에서 A기준기록(45초25)에 1초40 뒤졌던 피스토리우스는 불과 이틀 뒤 이탈리아 리냐노에서 45초07로 기록을 부쩍 앞당기면서 마침내 대구세계선수권 출전 자격을 얻었다. 남아공육상연맹은 이후 피스토리우스를 400m와 1,600m 계주에 출전시킬 것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메이저 육상대회에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뛰는 사상 첫 ‘사건’이 대구에서 펼쳐지는 것이다.
오는 23일 입국하는 피스토리우스는 28일 오전 11시15분부터 진행되는 400m 예선에 나서며, 예선을통과할 경우 다음날 준결선을 치른다. 결선은 30일 오후 9시45분. 그의 목표가 어디까지 이뤄질지 주목을 끌고 있다.
◇블레이드 러너, 메달 가능성은=피스토리우스의 400m 최고기록인 45초07은 올 시즌 공동 30위에 해당한다. 기록만 봐서는 메달권은커녕 결선 진출도 어렵다. 그러나 피스토리우스는 지난달 리냐노대회에서 종전 개인 최고기록인 45초61을 단숨에 0.54초 앞당겼다. 그만큼 잠재력이 어마어마한 데다 최근 컨디션도 좋다. ‘개척자’로서의 동기부여까지 작용하면 또 어떤 기록으로 세계를 놀라게 할지 예측하기 힘들다.
1,600m 계주의 경우도 관심거리다. 하지만 피스토리우스의 400m 기록이 남아공대표팀 내 2위일 정도로 남아공 전력이 약하다는 점이 다소 아쉽다. 그의 역주(力走)는 다양한 측면에서 화제거리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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