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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잇단 소송, 변호사만 배불린다

"특허방어 비용 늘어 IT산업 발전 저해" 지적

미국 애플이 삼성전자와 모토로라 등 다른 정보기술(IT) 기업들과 무차별적인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하면서 변호사들의 배만 불리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처럼 특허방어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기술개발이 뒷전으로 밀리는 등 IT산업의 발전을 가로막는다는 비판마저 일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23일(현지시간) 구글이 모토로라모빌리티 인수로 특허권을 침해했다며 애플이 제기한 소송에서 적어도 3,200만달러를 변호사 소송비용으로 지출한 것으로 추산된다고 보도했다. 특허소송은 손해배상 규모가 천문학적인데다 전문 변호사 비용도 천정부지로 높아지고 있는 탓이다.

가령 애플이 구글과의 소송에서 배심원과 판사를 설득하기 위해 변호사 한 명에게 지출한 비용은 시간당 평균 1,200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허소송에서 유리한 증언을 이끌어내거나 전문가적 식견을 통해 소송의 우위를 차지할 수 있도록 이끈 변호사에게는 개인적으로 200만달러를 추가 지불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소송의 경우 배심원 판결이 중요한 만큼 배심원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능력을 갖춘 변호사에게 애플 측이 후한 소송비용을 지불했다는 의미다. 특허 전문 변호사인 다우 론스는 "글로벌시장의 특허전쟁이 천문학적인 소송비용을 유발하면서 IT산업 혁신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며 "기술혁신을 장려하기 위해 만들어진 특허권 제도가 오히려 산업의 자율성을 침해하고 응용의 여지를 지나치게 제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구글노믹스'의 저자이자 유명한 미국 저널리스트인 제프 자비스 역시 블로그에서 "소송을 막기 위해 IT기업들이 지출한 비용만도 지난해 무려 180억달러에 이른다"며 특허 시스템 개혁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특허소송과 관련한 비용증가가 IT산업 혁신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비전문가들이 고도의 전문지식이 필요한 특허소송에 평결을 내리는 데 대한 회의론도 커지고 있다. 블룸버그는 "애플이 소송을 통해 경쟁과 소비자 선택권을 제한하려 한다"며 "IT에 문외한인 배심원들이 최첨단 지적재산권을 다루는 소송의 평결을 내리는 제도에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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