옌쉐퉁(사진) 중국 칭화대 국제문제연구소장은 22일 "핵은 북한에 생존의 문제이기 때문에 6자회담만으로 해결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옌 소장은 이날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아산플래넘 2014' 행사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6자회담의 기능은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하는 것을 멈추게 하거나 그와 관련된 규제책을 내놓는 것에 불과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특히 "공짜 점심은 없다"며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주변국들의 움직임만으로는 북핵 문제가 해결될 수 없음을 강조했다.
옌 소장은 북한 핵실험 징후가 곳곳에서 포착되는 것에 대해 "중국은 북한이 4차 핵실험을 한다면 강한 분노 표명을 하겠지만 그것만으로는 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며 "북한이 핵을 포기하려면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제공해야 하는데 이를 감당하려는 국가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이 북한에 대해 경제제재를 취하면 핵무기를 포기할 것이라 내다보는 이들이 많은데 그것은 잘못된 생각"이라며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은 금전적 이유가 아니기 때문에 돈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고 밝혔다. 북한이 핵무장을 통해 원하는 것은 체제안정이라며 "미국이나 일본을 비롯한 그 어떤 국가도 북한의 안정을 보장하기는 힘든 상황"이라며 북핵 문제 해결이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 북한이 핵무기를 실전에서 사용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북한이 핵무기를 활용해 전쟁을 하려는 것은 자살행위"라며 "역사적으로 봐도 2차 세계대전 이후로 핵무기가 실전에 투입된 사례는 없다"고 밝혔다.
향후 북중 관계와 관련해서는 더욱 험난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옌 소장은 "중국과 북한이 2년 반 정도 지도층 회담을 갖지 않았던 것을 감안하면 북중 관계는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며 "국제 관계라는 것은 당사국들의 이해관계가 중요한데 한중 간은 공통의 이해관계가 겹치는 부분이 늘고 있는 반면 북중 간에는 그 영역이 줄어들고 있다"고 밝혔다. 북중 관계의 특수성을 감안해야 하지 않냐는 질문에는 "이데올로기라는 고리로 북중 관계가 유지되리라는 관측도 있는데 최근 국제사회 움직임을 보면 이데올로기는 더 이상 변수가 되지 않는다"며 선을 그었다.
23일부터 시작되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에 대해서는 "이번 순방은 아시아 지역에 있는 미국의 동맹국들과 관계를 강화하려는 것"이라며 "오바마 대통령이 방일 기간 중 '아시아 재균형' 정책을 강조하며 중국이 불쾌하게 느낄 수 있는 발언을 할 수도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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