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발레단이 야심차게 선보이는 발레 '신데렐라'에는 파격적이란 수식어가 따라 붙는다. 세계적인 안무가 장 크리스토프 마이요가 재해석해 줄거리와 설정이 독특하기 때문이다. 이야기는 신데렐라와 왕자의 운명적인 사랑에서 끝나지 않는다. 원작의 대모요정 역할로 신데렐라의 죽은 엄마가 비중 있게 등장하고 죽은 엄마는 신데렐라와 왕자를 연결시켜주는 한편 자신의 사랑도 되찾는다. 공연은 발레를 배우지 않은 관객이 이해하기 어려운 마임 동작을 줄이고 사람들이 평소에 하는 감정 표현 방식을 무대에서 재현하는 게 특징. 클래식 발레에선 보기 어려운 진한 키스신도 나온다. 드라마가 강한 작품이란 말이다. 최태지 국립발레단장은 "발레 '백조의 호수', '지젤' 등 고전들이 형식미와 기술을 중시했다면 '신데렐라'는 스토리가 분명하고 풍부한 감정 표현을 중시하는 게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음악은 피아노협주곡으로 사랑 받는 작곡가 프로코피예프의 원곡을 편곡해 사용한다. 이번 공연에 눈길이 쏠리는 이유는 국립발레단 출신의 양대 스타 김지영, 김주원이 한 무대에 서기 때문이다. 지난해 선보였던 발레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같은 역할을 맡아 다른 날에 각각 나오는 게 아니다. 김지영은 '신데렐라'로 출연하고 김주원은 '요정'으로 같은 무대에서 춤을 춘다. 나이는 한 살 차이지만 같은 학년인 두 발레리나는 러시아에서 발레를 배운 뒤 국립발레단에 입단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한편 네덜란드 국립발레단의 수석무용수로 3년째 활약 중인 김지영은 이번 공연이 끝나면 네덜란드 생활을 정리한 뒤 국립발레단으로 복귀한다. 그는 "무용수로서 전성기인데 국내로 돌아오는 게 아깝기도 하고 많은 고민이 있었다"며 "어머니처럼 키워준 최태지 단장과 함께 일을 하고 싶었고 한국 팬들에게 나의 가장 좋은 모습일 때 춤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 때문에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 국립발레단 소속으로 국내 공연에 나서는 한편 네덜란드 국립발레단의 객원 수석 무용수로도 주요 공연에 참여 하게 된다. '신데렐라'는 3월 20~24일 예술의전당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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