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서울 강남 도산사거리에 새로 들어선 '현대모터스튜디오'를 개관에 하루 앞선 8일 찾았다. 강남 수입차 거리에서도 가장 중심지이자 메르세데스-벤츠, BMW 전시장과 마주 선 이 건물은 외관에서부터 수입차 건물에 뒤지지 않는다. 온통 유리로 된 벽면에 모두 9대의 '제네시스'가 매달려 있는데 지나가는 차와 행인의 시선을 모으기 충분하다. 미국 뉴욕 맨해튼 5번가의 명물인 애플 스토어를 연상케 할 만큼 창의적인 외관이다.
건물에 들어서 보면 전시와 판매가 위주인 기존 자동차 전시장과는 확연히 다른 복합 공간임을 알 수 있다. 1층에서는 영국 출신의 세계적인 미디어 아티스트 그룹인 'UVA'가 만든 조형물과 비디오아트를 만날 수 있다. 2층은 현대차의 차종별 정비 매뉴얼과 회사 발전사 등 서적 553권을 비롯해 2,500여권에 달하는 국내외 자동차 관련 서적을 구비한 '오토 라이브러리'다. 관람객들은 이곳에서 책을 골라 들고 바로 옆에 있는 카페로 이동해 커피 한잔과 책을 함께 즐길 수 있다. 영업 직원이 상주하는 공간은 맨 위층인 6층이다.
현대자동차가 전시와 판매, 자동차 문화의 복합공간인 '현대모터스튜디오'를 9일 개관한다. 현대차는 이곳을 '브랜드 체험관'이라고 부른다. 국내 업체와 수입차 업계를 통틀어 브랜드 복합공간을 마련한 것은 이번이 처음. 현대차는 수입차의 본거지인 강남에서 수입차와 직접 승부한다는 전략 아래 도산사거리에 지상 6층~지하 1층, 연면적 3,102.21㎡(약 940평) 규모의 브랜드 체험관을 마련했다. 같은 맥락에서 현대차는 최근 국내영업본부 사무실을 계동에서 대치동으로 옮기기도 했다.
이연희 현대차 브랜드커뮤니케이션팀 차장은 "뉴욕이나 도쿄의 '애플 스토어'를 벤치마킹해 아기자기한 소프트웨어의 힘과 자동차를 접목하고자 했다"고 소개했다. 이 차장의 설명처럼 문화 콘텐츠가 가장 먼저 눈길을 사로잡지만 자세히 보면 천장과 벽면 기둥, 엘리베이터 등 스튜디오 곳곳이 차량용 강판으로 만들어져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차장은 "현대차그룹이 지향하는 '쇳물부터 자동차까지'라는 자원순환형 가치를 구현한 것"이라고 전했다.
평범하지 않은 차들을 구경할 수 있는 것도 재밋거리다. 3층부터 5층까지 세 개 층의 창가에는 총 9대의 신형 '제네시스'가 벽면에 매달려 있고 지난해 서울모터쇼에서 공개된 콘셉트카 '에쿠스 바이 에르메스' 'i20 WRC카' 등도 전시돼 있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7일 이곳을 찾아 개관 준비 상태를 점검한 뒤 만족감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에는 러시아 모스크바에도 브랜드 체험관을 열 계획"이라며 "문화 마케팅을 꾸준히 강화해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확고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