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의 경쟁력이 흔들리는 데는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정부의 무책임한 낙하산 폐해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들어 동북아 허브 공항 경쟁을 벌이는 일본 하네다공항은 국제선 노선을 신설하고 비행기 처리능력도 연간 6만대에서 9만대로 50%나 늘렸다. 중국 항공사들도 미주 직항노선을 증편하는 등 날로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다. 이런 극심한 환경변화 속에서 정부는 지난해 6월 전문성 논란과 낙하산 시비에도 불구하고 정창수 전 국토부 차관을 인천공항공사 사장으로 내려보냈다.
그런데 취임 초 "국민의 열망에 부응하고 더 큰 성공의 기회를 위한 투자와 혁신에 매진하겠다"고 다짐했던 정 전 사장이 6·4지방선거에 출마한다며 2월에 사표를 내고 말았다. 취임한 지 불과 9개월 만이다. 이후 석 달이 흘렀음에도 사장 자리는 여전히 비어 있다. 정작 중차대한 시기에 공항 경영이 사실상 방치되고 있는 것이다. 이대로 가다가는 인천공항이 동북아 허브 공항 경쟁에서 완전히 밀릴 판이다. 공기업이 국민과 국가경제에 봉사하지 못한 채 한낱 개인의 입신양명 수단으로 이용되는 데 따른 업보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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