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고 날짜가 기준… 인기 차종 계약 서둘러야 혜택

내년부터 원상복귀땐 실구매가격 부담 늘어

아반떼 25만~36만원 K5, 최대 55만원 올라

내수 경기 진작을 위해 한시적으로 도입한 자동차 개별소비세 1.5%포인트 인하 정책이 연말로 끝난다. 따라서 자동차 구입을 생각하고 있는 소비자라면 연내에 사는 것을 고려해보는 편이 좋다. 미래의 중고차 가격을 생각한다면 연말에 차를 사는 게 불리하지만 자동차 회사가 제공하는 각종 혜택과 한시적으로 적용되는 개소세 인하 효과를 감안하면 구입 시기를 잘 따져보는 것이 효율적이다.

◇개소세 '원복'되면 차 값 추가 부담은=기존의 개소세는 배기량 2,000cc 이하 차량은 차 값의 5%, 2,000cc 초과 차량은 8%였다. 그러다 지난 9월 11일 정부는 개소세 1.5% 인하를 전격 단행, 연말까지 이 조치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달 31일까지는 2,000cc 이하 차량은 3.5%, 2,000cc 초과 차량은 6.5%의 개소세가 적용되지만 2013년 1월 1일이 되면 각각 5%, 8%로 원상복귀 된다.

다만 2,000cc 초과 차량은 2015년까지 개소세를 5%로 단계적으로 낮춘다는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에 조항에 따라 내년 개소세가 8%에서 7%로 내려간다. 결과적으로 2.000cc가 넘는 차는 내년 개소세가 6.5%에서 7%로 0.5%포인트 오르게 된다.

개소세 적용 대상이 아닌 경차를 제외한 모든 자동차는 최소 대당 1,000만원이 넘기에 개소세 1.5%포인트 인하에 따른 자동차 실구매 부담 경감 효과는 꽤 크다. 소형인 현대차 '액센트'는 개소세 원복되면 21만~29만원이 오르고 같은 소형인 기아차 '프라이드'도 21만~31만원 실구매가가 오르게 된다.

준중형인 현대차 '아반떼'는 25만~36만원, 'i30'은 34만~40만원, 기아차 'K3'은 25만~36만원씩 각각 올라간다. 같은 차급의 한국GM '쉐보레 크루즈'는 32만~42만원 오르고 르노삼성 'SM3'도 'LE' 트림 기준으로 34만원이 오른다.

중형차는 현대차 '쏘나타'가 37만~55만원, 기아차 'K5' 역시 같은 폭으로 오른다. 르노삼성 '뉴 SM5 플래티넘'은 LE 트림 기준으로 48만원 오른다. 한국GM '쉐보레 말리부'는 좀 복잡하다. 2.0모델은 43만~53만원 오르지만 2.4모델은 한ㆍ미FTA에 따른 개소세 인하 일정에 따라 18만원만 오른다.

준대형과 대형차는 모두 배기량 2,000cc가 넘으므로 개소세가 0.5%씩 오르게 된다. 현대차 '그랜저'는 18만원부터 25만7,000원까지 오르고 '제네시스'는 26만~46만원 오른다. 에쿠스는 40~100만원 가량 오르고 기아차 'K9'은 31~51만원 가량 오르게 된다.

◇'싼타페'와 '렉스턴W'는 이미 늦어, SM5'도 서둘러야=그런데 소비자가 주의해야 할 것은 개소세 인하가 종료되는 12월 31일이 어떤 기준을 따르냐는 것이다. 정답은 다소 생소하지만 '출고' 날짜가 기준이다.

자동차 업계에서 출고란 완성된 차량이 공장문을 나서 출고장으로 들어서는 것을 뜻한다. 언제 계약해서 언제 인도를 받아 언제 정식 등록했느냐는 개소세 혜택과는 무관하고 어디까지나 12월 31일까지 출고가 됐느냐만이 중요하다. 때문에 계약을 12월에 했더라도 생산이 밀려 출고가 내년으로 넘어가면 개소세 인하 혜택은 날아가게 된다.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싼타페'와 쌍용차 '렉스턴W' 같은 인기 차종은 이미 늦었다. 계약일로부터 한달 이상 기다려야 출고가 되는 차종이므로 12월 초에 계약해도 개소세 혜택이 사라진 내년 이후 차가 출고된다.

현대차 차종 가운데 아반떼와 쏘나타는 가급적 이달 둘째주까지는 계약하는 게 안전하고 기아차의 인기 차량 K3도 마찬가지로 서두르는 게 낫다.

한국GM의 차량은 12월에도 전 차종 2주 내에 차량이 출고된다. 때문에 이달 중순까지 계약하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르노삼성 차종 중 요즘 기록적인 판매 호조를 보이는 뉴 SM5 플래티넘은 12월 초에는 계약해야 말일까지 출고될 것으로 관측된다. 나머지 차는 중순까지 계약하면 개소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요즘 성능과 디자인에 대한 소비자의 재평가를 받아 잘 팔리고 있는 쌍용차 '코란도C'도 계약으로부터 출고까지 통상 3주가 걸리므로 구입하려는 고객은 서둘러야 한다.

중고차 구입 연말이 딱이네
신차 시장 활성화·해바뀜 등으로 시세 하락

신차뿐만 아니라 중고차도 연말에 사는 것이 유리하다. 해마다 연말이면 중고차 시장에 공급이 늘어나 차 값이 하락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중고차 전문업체 SK엔카 측은 "중고차는 구매 시기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크기 때문에 시세 하락세가 뚜렷하고 출회 물량이 많을 때가 구매의 적기"라면서 "이런 관점에서 연말은 중고차를 가장 싸게 살 수 있는 시기"라고 설명했다.

연말에는 신차 시장이 활성화된다. 따라서 신차 구입 차주들이 처분하는 중고차가 많다. 이에 따라 중고차 시장에 물량이 많아지고 공급 확대에 따라 가격이 내려간다. 연말 해바뀜을 앞둔 가격 하락 효과도 있다. SK엔카 관계자는 "해가 바뀌면 중고차도 나이를 한 살 더 먹게 됨에 따라 해마다 11월부터 시세 하락 현상이 나타난다"면서 "가급적 연내에 사는 것이 돈을 아끼는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아울러 신차 메이커들의 공격적인 연말 할인도 중고차 가격에 영향을 미친다. 신차 가격이 낮아지면 자연스럽게 중고차 가격도 맞춰서 낮아지는 이른바 '낙수효과'다. 중고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똑똑한 중고차 실수요자들은 매물이 많고 가격이 하락하는 연말을 구매 시기로 잡는다"고 귀띔했다.

최현석 SK엔카 영업총괄본부 이사는 "이달이 양질의 차를 좋은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적기"라면서 "중고차 구입 의사가 있는 고객들은 지금부터 시세 추이를 꼼꼼히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중고차 업계는 내수 경기 침체가 지속됨에 따라 중고차로 눈을 돌리는 고객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불경기와 고유가에 민감한 준대형과 대형차는 매물이 많아 감가율이 특히 커 그만큼 사는 사람도 많다. 또한 기업의 구조조정 등으로 생계형 창업 인구가 늘어나면서 소형트럭도 중고차 시장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실제로 지난 3ㆍ4분기 현대차 '그랜저TG' 중고차는 모두 6,528대가 등록돼 1위를 기록했고 2위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839대가 증가한 5,644대 등록된 현대차 소형트럭 '포터2'가 차지했다. 현재 2007년식 '그랜저TG Q240 디럭스'는 신차가 대비 최대 50% 이상 싼 1,300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