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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그린푸드 돈된다" 국내외 투자자 군침

중산층 급속 증가에 유기농 먹거리 시장 커져

내년 87억달러 … "5~10년내 세계 최대" 전망

부동산 부호서 기업·글로벌IB까지 투자 늘려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중국인의 관심이 크게 높아지면서 레노버 등 중국 기업들과 유명 재력가, 해외 펀드 등이 유기농 산업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중국의 유기농 식품 판매규모는 내년 87억달러에 달하고 5~10년 내에 세계 최대 시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0일(현지시간) 중국의 유명 기업인들이 속속 유기농 산업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부동산 대기업 소호차이나의 판쉬이 공동창업자는 자신의 성(姓)을 딴 '판핑궈(핑궈·사과)' 브랜드를 설립해 고향인 간쑤성에서 친환경적으로 재배한 사과를 시장에 판매하고 있다. 판핑궈 사과 값은 1㎏당 5달러로 일반사과의 6배에 이른다. 판 창업자는 11일 폐막한 보아오포럼에서 이 사과를 중국 정재계 고위인사들에게 홍보하기도 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인 크레디트스위스(CS)의 비비안왕 이사는 지난해 상하이에 유기농채소를 직접 재배해 판매하는 식당인 이노카페를 차렸다. 인터넷포털인 왕이(넷이스닷컴)의 딩레이 회장도 자신이 소유한 농장에서 키워 가공한 '건강 돼지고기'를 이달 초 넷이스의 온라인게임 프로모션에 활용했다. 중금속인 카드뮴에 오염된 쌀, 독성약품인 클렌부테롤을 먹인 돼지고기, 멜라닌 섞은 분유 파동 등 중국산 식품에 대한 공포가 날로 커지면서 비용이 더 들더라도 안전하고 깨끗한 식품을 먹자는 인식이 사회지도층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WSJ는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중국판 '로하스 운동(소비생활을 친환경적으로 바꿔나가자는 미국 주도 사회운동)'이 유행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기업들도 친환경 식품 투자에 나서고 있다. 중국 최대 PC 제조업체인 레노버의 모회사 레전드홀딩스는 10억위안(약 1억6,100만달러)을 들여 블루베리·키위 농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달에는 국영 차(茶) 생산기업에 30억위안을 투자했다. 부동산 개발회사인 완다, 중국 최대 곡물 유통기업인 중량집단유한회사(COFCO)도 유기농 식품 개발에 뛰어들었다.



친환경 먹거리 구입 의사가 강하고 경제력을 갖춘 중국 내 중산층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중국 유기농업의 미래를 밝게 한다. 중국사회과학원에 따르면 지난 2012년 기준 중산층 비율은 약 14.7%(1억9,000만명)에 그쳤지만 2020년에는 40%(6억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내 유기농 식품 판매액 역시 내년이면 87억달러로 2007년(11억3,000만달러) 대비 7.7배에 이른다는 게 미국 농무부의 관측이다. 중국 친환경 식품 시장 규모가 향후 5~10년 내에 세계 최대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해외 투자가들 역시 친환경 식품 소비시장으로서 중국의 잠재력을 눈여겨보고 본격적인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중국에 연간 17억달러 규모의 농식품을 수출하는 호주는 유기농산품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필 크로니칸 ANZ은행 호주지역 대표는 "친환경 먹거리로 중산층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다면 호주는 앞으로 40년간 총 7,100억달러를 벌 수 있다"고 내다봤다.

중국 북부 지린성에서 친환경 양돈사업을 벌이고 있는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은 글로벌 사모펀드 콜버그그래비스로버츠(KKR) 및 중국 딩후이투자기업과 손잡고 올해 안에 대형 유제품 농장을 중국에 신설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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