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지난해 6월 경찰청 직원, 서울중앙지검 검사 등을 사칭한 사기범들로부터 자신의 계좌 4개가 사건에 연루돼 이체가 필요하다는 전화를 받고 범인이 지정한 본인 소유의 또 다른 계좌로 돈을 모두 이체했다.
뒤늦게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이 든 A씨는 입금내역을 확인했지만, 이미 돈은 제3의 계좌로 모두 빠져나간 뒤였다.
신원이 알려지지 않은 범인들은 A씨의 공인인증서를 재발급 받은 후 인터넷뱅킹으로 돈을 빼내 간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사법당국 협조를 받아 범행에 사용된 통장 주인 B씨 등을 확인, 이들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범행에 악용될 소지가 있는 통장을 교부한 피고들의 과실이 인정된다”며 “다만 원고도 보이스피싱 범행이 큰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는 상황에서 별다른 확인절차 없이 범인들의 지시에 따른 잘못이 있다”고 피고 측 책임을 50%로 제한했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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