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델타항공과 노스웨스트항공이 이르면 오는 15일(현지시간) 합병을 공식 발표한다. 수송인원 기준으로 각각 세계 순위 3ㆍ5위인 이들 회사가 합쳐질 경우 미국 아메리칸항공을 앞지르면서 세계 최대의 항공사가 된다. 이는 경기둔화와 연료비앙등이라는 터뷸런스에 휘말린 항공업체들의 인수합병(M&A)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 13일 AP통신은 협상 관계자들이 양사 이사회의 승인 내용을 최종 조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양사는 이번 협상에서 새 회사의 본사를 델타항공의 본거지인 애틀란타에 두고 리처드 앤드슨 현 델타 최고경영자(CEO)에게 경영을 맡기기로 최종 합의했다. 다만 합병 후 조종사 재계약 문제에 관해서는 여전히 합의점을 이끌어내지 못한 상태다. 두 항공사는 앞서 2월 중순께 합병을 발표할 계획이었지만 양사 조종사들의 반대로 협상이 무산된 바 있다. 합병회사의 연착륙 여부는 특히 델타 조종사들이 얼마나 자발적으로 재계약을 수용할지 여부에 달린 셈이다. 델타와 노스웨스트는 2005년 파산보호(법정관리) 신청을 한 뒤 구조조정을 거쳐 지난해 4월과 5월 각각 파산보호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지난해 이후 유가폭등으로 수익이 급감하자 양사는 운항횟수를 줄이고 인력을 감축하는 등의 비용절감 계획을 발표했고 결국 생존을 위한 합병에 동의했다. AP통신은 “지난 2000년 이후 항공유 가격이 200%나 치솟고 최근 미 연방항공국(FAA)의 안전검사 강화로 항공운항 비용을 급증하고 있는 반면 항공요금은 2% 이상 떨어지면서 항공사들의 경영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며 “항공사들의 군살빼기가 가속화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델타와 노스웨스트가 합병에 최종 합의할 경우 지난해 논의가 중단된 유나이티드항공와 컨티넨털항공 간의 합병도 재추진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에어프랑스-KLM그룹도 여전히 이탈리아 국적항공사인 알리탈리아 인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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