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외국저작물인 C캐릭터는 TV 만화영화에 등장해 미국과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 알려졌다. C캐릭터 저작권자인 A는 한국을 포함한 세계 주요 국가에 공예품과 도서, 완구, 의류 등 각종 상품을 지정해 상표등록하고 라이선스 계약도 체결했다. 그런데 B가 통닭을 지정상품으로 해 C캐릭터를 국내 특허청에 상표등록을 하자 A는 B의 등록상표에 대해 무효라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B가 등록한 C캐릭터 상표는 무효가 될까.
A 캐릭터는 상표처럼 상품의 출처를 나타내진 않는다. 때문에 캐릭터 자체가 널리 알려져 있다 하더라도 캐릭터 '상표'가 일반인에게 특정인의 상표로서 널리 인식돼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또한 캐릭터 상표가 외국에 등록되어 있고 외국에서는 상표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고 하더라도 반드시 우리나라 일반 수요자 사이에서 현저하게 상표로 인식됐다고 단정할 수 없다(특허법원 2002허6671).
위 사례에서 C캐릭터 자체가 영화 상영 등으로 국내에서 널리 알려졌더라도 상품화 측면에서는 단순히 라이선스 계약만 이뤄진 상태다. 상표등록출원 시점을 기준으로 C캐릭터가 국내에서 특정인의 상표로 널리 알려져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소비자들이 이로 인해 상품의 품질을 오인하거나 기만당할 정도가 아니라는 이유로 상표등록이 무효가 되지 않는다.
캐릭터가 저명한 상표 또는 특정인의 상품이나 상표로 인식될 정도에 이른 상표라고 인정하기 위해서는 캐릭터 자체가 국내에 널리 알려져 있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캐릭터 상품의 판매실적, 상품의 공급기간, 영업활동의 기간, 방법, 거래범위 등을 종합해 '상표'로서도 널리 알려져 있는지를 판단(특허법원 2003허2027)해야 한다. 다만 2007년 개정 상표법과 2015 상표심사기준에 따르면 종전 사례와는 달리 앞으로는 B처럼 타인의 저명한 캐릭터를 상표로 등록하는 행위는 부정한 목적에 의한 상표 사용으로 추정해 상표등록이 거절되거나 무효로 될 가능성이 높아졌음을 유의해야 한다.
아울러 타인의 저작권과 저촉되는 상표라고 해도 출원 및 등록은 가능하다. 하지만 해당 상표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저촉되는 저작권자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상표법 제53조).
권단 법무법인 동인 변호사 dankwon@donginlaw.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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