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추락하는 구리가격 배후엔 중국 헤지펀드

세계 경기 둔화 전망 틈타 '상하이카오스' 등 매도 공세

3년만에 하루 최대 낙폭 기록


최근 구리 값이 폭락한 배경에는 세계 경기 둔화를 기회로 삼으려는 중국계 헤지펀드의 공격적인 매도 공세가 있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6일 업계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헤지펀드인 '상하이카오스'의 매도 공습으로 지난 14일 국제 구리 시세가 3년 만에 하루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상하이카오스 외에도 국제상품 거래에 집중하는 중국계 펀드들은 이날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시작해 상하이선물거래소에서도 연쇄적으로 구리 선물을 대거 매도해 구리 값 폭락을 주도했다고 FT는 설명했다. 이날 구리 가격의 낙폭은 5.3%에 달해 2009년 7월 이후 가장 낮은 5,548달러로 마감했다.

FT는 특히 구리 가격 폭락이 시작된 시점이 영국 런던 시각으로 오전1시, 미국 뉴욕 시각으로 오후8시라는 점이 특정 세력의 계획된 대규모 매도 가능성에 힘을 싣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양 시장의 트레이더들이 퇴근했을 시점에 쏟아진 매도 주문 때문에 구리 값은 속수무책으로 하락하며 불과 1시간 만에 톤당 400달러나 떨어졌다. 업계 관계자들은 유가 하락으로 상품가격이 전반적으로 약세를 나타내는 가운데 세계 경기 둔화에 대한 경고음이 켜진 절묘한 타이밍을 이용해 중국계 펀드들이 구리시장을 뒤흔들었다고 설명했다.

상하이카오스펀드에 대해서는 공식적으로 알려진 바가 거의 없다. 2005년 국영 곡물거래회사 중량그룹(COFCO)에서 트레이더로 일했던 거웨이둥이 설립한 이 헤지펀드는 주로 알루미늄·납·면화 등 국제상품 거래에 집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운용자산이 300억위안(약 5조2,000억원)가량으로 추정된다.



국제 상품시장에서 상하이카오스를 비롯한 중국계 헤지펀드들의 영향력은 날로 커지고 있다. 펀드 리서치 회사인 지벤(Z-Ben)어드바이저스에 따르면 지난해 약 700여개의 중국계 사모펀드가 488억달러(약 50조원)에 달하는 자산을 운용했다. '중국의 조지 소로스'로 알려진 예칭쥔이 운영하는 던헤펀드가 대표적이다. 이 펀드 대표는 지난 2003년 자신의 집을 담보로 10만위안을 조달해 대두에 베팅, 1억위안을 벌어들인 전설적인 인물이다. 시장에서는 지난해 3월 구리 가격급락의 배후에도 중국계 펀드가 있었다는 게 정설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계 상품 트레이더들이 공격적이라고 여겨지지만 중국계 헤지펀드 트레이더들은 그보다 세 배는 더 빠르고 대규모로 움직인다"고 FT에 말했다.

한편 구리 가격이 급락하면서 중남미와 러시아로 불똥이 튀고 있다. 세계 1위와 3위 구리 수출국인 칠레와 페루의 통화가치는 달러화 대비 각각 6년, 5년 만에 최저치로 하락했다. 양국은 각각 수출의 20%와 50%를 구리에 의존하고 있다. 이밖에 러시아와 카자흐스탄·잠비아·콩고 등 다른 구리 생산국들도 가격폭락으로 적잖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로이터는 내다봤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